음식의 맛과 냄새가 수명에 영향을 준다?

‘달고 짜고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는 것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과도하게 당을 섭취하거나 나트륨을 많이 먹는 식습관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우리는 때로는 음식의 냄새만 맡거나 한 입만 먹고 젓가락을 내려놓는 절제를 실천하며 건강을 지켜 나간다.
그러나 최근 영양분 섭취와는 별도로 음식의 맛과 냄새의 자극만으로도 수명이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일 포스텍 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 박사과정 뮤라트 아르탄씨 연구팀은 맛과 냄새를 감지하는 감각 신경세포가 활발하게 작용하면 체내 인슐린 유사 물질이 늘어나 노화를 촉진하고, 수명을 줄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노화 연구에 널리 쓰이는 예쁜꼬마선충을 이용해 감각신경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과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연구팀이 예쁜꼬마선충의 먹이인 대장 균에서 감각신경을 자극하는 화학물질을 추출해 실험한 결과 맛과 냄새를 감지하는 신경세포가 활성화되면 INS-6라는 인슐린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는 것을 알아냈다.
이 호르몬은 수명 연장에 관여하는 인자의 활동을 둔화시켜 체내 다른 부위에 신호를 보내 수명을 단축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INS-6 호르몬이 수명을 조절한다는 것과 감각 신경세포가 주변 환경 변화를 감지하는 과정이 수명을 결정짓는 첫 번째 단계임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음식의 영양분이 아닌 냄새와 맛 자체가 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낸 것에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노화와 수명 조절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생명과학 분야 권위지인 ‘진스 앤 디벨롭먼트(Genes and Development) 최신호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디지털뉴스국 이민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