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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적시타’ 박병호, ‘해결사’ 본능이 살아났다
입력 2016-05-02 07:18 
박병호가 빅리그에서도 중심타자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시원한 한 방도 없었고, 팀은 4연패에 빠졌지만, 해결사로 명성을 날렸던 한국시절의 위용을 살짝 드러내기 시작한 경기였다.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메이저리그 첫 득점권 상황에서 적시타를 날렸다.
박병호는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겟필드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홈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이날 안타로 타율은 0.227에서 0.232로 소폭 상승했다. 전날 시즌 6호 홈런을 터트렸던 박병호의 타격감이 이어지는 경기였다. 하지만 팀은 5-6으로 역전패, 4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날 박병호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이정표는 바로 메이저리그 첫 득점권 안타가 나왔다는 점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박병호는 득점권 상황에서 16타수 무안타였다. KBO리그 시절 박병호가 홈런과 타점을 대표하는 선수였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었다. 박병호가 KBO리그를 대표하는 우타거포로 군림하기 시작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홈런과 타점은 4년 연속 타이틀 홀더였다. 특히 지난해는 146타점으로 KBO리그 한 시즌 최다타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메이저리그로 진출해서도 큰 것에 대한 능력은 인정받고 있다. 4월 한 달동안 홈런을 6개 쏘아올렸는데, 평균비거리는 429.2피트(131.37m)다. 넥센 히어로즈 시절 홈구장인 목동구장이 다른 구장보다 상대적으로 작아, 목동런이라고 평가절하 대상이 됐던 것을 불식시켜버리는 무력시위다. 그러나 홈런이 6개에 비해 타점은 8개에 불과했다. 이는 득점권 상황에서 시원하게 해결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병호 스스로도 득점권 상황에서 적시타가 없다는 점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날 부담을 씻어버리는 시원한 적시타가 나왔다. 1회말 2사 1,2루에서 상대 선발 마이크 펠프리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고, 6구째 93마일짜리 싱커를 밀어서 1,2루간으로 뺐다. 타구가 빠르지는 않았지만, 2루수 옆을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가면서 2루주자 조 마우어가 홈까지 들어오는데 시간을 벌어줬다. 박병호의 해결사 본능이 빅리그에서도 살아나는 반가운 적시타와 타점이었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었다. 3회말 무사 2,3루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대목은 아쉽기만 하다. 그래도 득점권 상황에서의 첫 적시타는 박병호에게 중요한 이정표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중심타자로 점점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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