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동남아 어선 2000명 노예 구한 기사, 올해의 퓰리처상
입력 2016-04-19 15:37 

올해 100회 째를 맞는 퓰리처상에 동남아 어선에서 벌어지는 노예노동을 다룬 AP의 기사가 선정됐다. 동남아 내 거대 수산 기업과 연계된 이 노예노동에 관한 실태는 보도된 후 상당한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이 기사로 인해 2000명 이상의 노예 노동자들이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컬럼비아대 언론대학원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18일(현지시간) 마기 메이슨, 로빈 맥도웰, 마타 멘도사, 에스더 투산 등 4명의 기자가 작성한 동남아 노예 어부 기사를 2016년 퓰리처상 공공부문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공공부문 수상은 21개 부문 중에서 가장 영예로운 상으로 꼽힌다.
이들은 1년 넘게 동남아 새우잡이 어선에서 벌어지는 노예노동 실태와 그에 따른 미국내 해산물 유통과정을 취재해 기사화했다. 맥도웰과 투산 기자는 2014년 당시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약 3000㎞ 떨어진 벤지나섬에 잠입도 했다. 이곳에서 우리에 갇힌 남자들을 취재했고, 섬 항구에서 다른 노예 선원들을 인터뷰했다.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은 그들이 감내해야 될 몫이었다.
기자들과 편집진은 노예 노동자들 위해 ‘특종도 잠시 보류했다. 해당 기사가 나간 후 위협받게 될 노예노동자들의 안전 문제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이에 AP 탐사보도팀은 관련 정보를 먼저 당국에 건네 이들의 안전을 확보한 뒤에야 관련 뉴스를 공개했다.
맥도웰 기자는 수상 소감에서 당초 기획 단계에서부터 (노예노동의 산물인 해산물과) 미국 내 밥상을 어떻게 연결지을지를 생각했다”면서 각 정부와 인권단체들이 태국 등에 압력을 넣더라도 미국 회사나 소비자들이 변화를 요구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멘도사 기자는 앞서 2000년에도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노근리 주민 학살 폭로 기사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문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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