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태후’, 광고로 실추된 명예…‘PPL의 후예’냐
입력 2016-04-07 13:32  | 수정 2016-04-08 14:08

‘태양의 후예는 진정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태양의 후예가 다음 주 종영을 앞두고 엔딩 준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PPL(간접광고)만 절정에 달았다.
그동안 화장품을 비롯해 카페·아몬드·소주·홍삼 등 다양한 PPL을 해오더니, 급기야 정점을 찍었다는 지적이다. 방송 후 60분 동안 장편의 광고를 본 것 같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지난 6일 방송된 KBS2 ‘태양의 후예에서는 송중기(유시진) 송혜교(강모연) 커플과 더블 데이트를 즐기는 진구(서대영) 김지원(윤명주) 커플의 모습이 그려졌다.
PPL의 시작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네 사람이 모인 장소인 카페의 로고가 TV 화면을 가득 채우더니, 음료를 마시는 장면으로 이어졌다.

달달한 데이트를 즐긴 진구와 김지원은 차를 타고 이동했다. 그동안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이어질 듯 멀어지는 애틋한 사랑을 해왔던 터라, 안전 궤도에 진입한 두 사람의 로맨스에 유난히 관심이 쏠렸다.
드디어 두 사람의 첫 키스신이 그려지긴 했는데 어딘가 석연치 않다. 서대영은 시내 한복판에서 자동차를 자율 주행모드로 전환, 갑자기 핸들을 놓고 윤명주에게 키스했다. 자율 주행 모드로 전환하는 장면은 두 차례나 거듭되면서 키스신이 아닌 자동차 광고로 둔갑한 것.
주행 중에도 운전자의 움직임이 자유로울 수 있다는 이점을 강조하며 특정 자동차의 운전 기능을 대놓고 홍보했다.
이 외에도 이날 방송에서는 숙취에 좋은 아몬드 먹방, 술자리에서 특정 소주 브랜드가 노출됐다. 한 샌드위치 가게의 주문과 결제 방법까지 등장하기까지 하는 등 그야말로 PPL의 향연이었다.
앞서 태양의 후예는 서대영이 재난 현장에서 사욕을 채우려는 이를 향해 욕설을 날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으로부터 권고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승승장구하던 태양의 후예가 마주한 첫 논란이었지만 상황적 이해로 무리 없이 넘어가는 눈치다. 하지만 극 초반부터 미약하지만 꾸준하게 발목을 잡아온 ‘과도한 PPL만큼은 논란 없이 비난으로 번질 듯하다.
안팎으로 한국 드라마의 자랑스러운 ‘파워 콘텐츠로 부상 중이었던 태양의 후예가 PPL의 유혹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종영까지 고작 한 주를 남기고 말이다.
[디지털뉴스국 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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