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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난타’ 니퍼트의 결정적 순간 | ‘슬라이더’로 체인지
입력 2016-04-02 07:28 
두산의 니퍼트는 지난 1일 라이온즈파크에서 벌어진 KBO리그 삼성과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실점으로 역투, 승리투수가 됐다. 사진(대구)=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니퍼트(두산)는 통곡의 벽이었다. 그리고 개막전의 사나이이면서 사자 사냥꾼이었다. 하지만 분명 1회는 위험했다. 무엇이 그를 확 바꾼 것일까.
니퍼트는 지난 1일 삼성과 KBO리그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실점으로 호투, 승리투수가됐다. 4승(1패)으로 역대 개막전 최다 승 타이. 선동열(해태), 송진우(한화) 등 ‘전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라이온즈파크 1호 홈런이었던 양의지의 3회 한방은 강렬했다. 2회 상대 실책에 편승해 역전에 성공했던 두산은 흐름을 완전히 가져갔다. 그러나 무엇보다 승부처는 1회였다. 니퍼트는 극과 극이었다. 두들겨 맞던 니퍼트는 6번째 타자를 상대할 때부터 180도 달라졌다.
니퍼트는 공 1개로 아웃카운트 1개를 잡더니 공 7개 만에 2아웃을 만들었다. 그렇지만 긍정적인 건 아니었다. 구자욱의 타구는 중견수 정수빈의 호수비가 뒷받침 됐으며, 박해민도 견제에 걸려 도루자를 기록했다.
타구의 ‘질 측면에서 니퍼트는 긍정적이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발디리스, 최형우, 이승엽이 잇달아 안타를 쳤다. 그리고 실점. 박해민까지 더해 4연타였다. 니퍼트의 시범경기 피안타율은 3할6푼. 이때까지만 해도 정규시즌에도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 니퍼트는 박한이를 계속된 2사 1,3루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더니 이후 피안타 2개와 볼넷 1개만 내줬을 뿐, 무실점으로 막았다. 역대 삼성전 15승(평균자책점 2.55)이자 통산 개막전 4승째. 니퍼트는 평소처럼 준비했고, 평소처럼 던졌다고 했다. 그러나 작은 변화가 큰 결실로 이어졌다.
안타, 안타, 안타, 그리고 또 안타. 니퍼트는 맞고 또 맞았다. 체인지업은 밋밋했다. 0의 균형을 깬 이승엽의 적시타도 가운데 몰린 체인지업을 밀어 친 것. 양의지는 경기 후 니퍼트의 체인지업이 좋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니퍼트도 성급했다. 차우찬(1회 20구)과 다르게 너무 빨리 아웃카운트를 늘렸기 때문일까. 니퍼트는 내가 너무 서둘렀다. 그게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 양의지가 마운드에 온 뒤 진정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때 양의지가 했던 말은 공의 배합을 바꾸자는 것. 체인지업이 좋지 않으니 슬라이더의 비중을 늘리자고. 양의지는 니퍼트의 속구는 워낙 좋다. 그런데 개막전에는 체인지업이 안 좋았다. 좌타자의 경우,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썼다”라고 밝혔다. 그 슬라이더로 박한이를 1회 2사 1,3루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그리고 니퍼트의 이날 1번째 슬라이더였다.
이후 니퍼트는 슬라이더 18개를 더 던졌다(총 19개). 2회부터 6회까지 체인지업은 16개로 더 적었다. 적절한 공 배합. 그리고 최고 구속 133km의 이 슬라이더가 니퍼트 호투의 비결이었다. 또한, 두산의 개막전 4연승을 이끌었다. 두산 야수진의 호수비까지 더해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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