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홍준표에 돈 줬다"…檢, 성완종 육성녹음 첫 공개
입력 2016-04-01 13:59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홍준표 경남도지사(62)의 공판에서 홍 지사에게 1억원을 건넨 정황이 담긴 성 전 회장의 육성녹음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현용선)는 1일 열린 홍 지사에 대한 5회 공판에서 검찰이 제출한 녹음파일을 증거로 채택했다. 녹음파일에서 성 전 회장은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53)에게 1억을 2011년에 줬다”고 말했다.
이 파일은 지난해 3월 검찰의 경남기업 압수수색 직후 있었던 ‘32억원 비자금 대책회의의 내용을 담고 있다. 성 전 회장은 지난해 3월 30일 한장섭 전 부사장(51)과 이용기 전 경남기업 홍보부장(45) 등과 함께 32억원의 비자금 조성과 용처를 두고 대책회의를 가졌고, 당시 한 전 부사장이 녹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성 회장은 검찰에 탄로 난 경남기업 비자금의 용처를 임원들과 말 맞추며 윤승모에게 1억원을 준 것은 2011년 얘기”라고 언급했다. 검찰은 이 발언이 지난해 4월 초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일기 전 시점에 홍 지사와 관련해 성씨가 남긴 유일한 진술 증거로 보고 있다.
검찰은 (녹음파일은) 성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거나 성완종 리스트 의혹이 불거지기 전 내용”이라며 성 전 회장은 2011년 윤 전 부사장에게 1억원을 준 것을 뚜렷이 기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파일이 성 전 회장의 생존 당시 육성이 담긴 유일한 녹음파일”이라고 밝혔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한 전 부사장도 성 전 회장의 지시를 받고 윤 전 부사장에게 1억원을 건넸다”며 정확하진 않지만 2011년께 준 것 같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홍 지사의 변호인측은 한 전 부사장은 윤 전 부사장에게 돈을 준 게 언제인지 정확히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검찰 조사에서도 여러 차례 말이 바뀌었다”며 맞섰다.
홍 지사는 2011년 6월 자신의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성 전 회장의 지시를 받은 윤 전 부사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윤 전 부사장과 함께 지난해 7월 불구속 기소됐다.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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