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순익 감소에도 금융CEO 연봉은 高高
입력 2016-03-31 17:41  | 수정 2016-04-01 08:52
일반적으로 보수는 능력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좋은 성적을 거둔 이라면 많은 보수를 받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럼 금융사 CEO들의 실적과 연봉의 상관관계는 어떨까.
지난달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금융권에서 지난해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CEO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으로 총 17억41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15억4900만원의 보수를 받은 것에 비해 12.4% 오른 액수다. 성과급이 반영된 상여의 경우 3억1600만원에서 4억5400만원으로 올랐다.
하지만 같은 기간 현대카드의 순이익은 2235억원에서 1868억원으로 16.4% 줄었다. 현대카드는 "2014년 실적이 경영목표를 달성한 점이 성과에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등 전반적인 카드 업계 위기 상황에서 앞으로는 악화된 실적이 CEO들의 보수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부진한 업종의 CEO가 많은 보수를 받아가는 경우 주주들이 쉽게 이해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도 지난해 13억4600만원의 보수를 받아 전년 대비 10.4% 올랐다. 반면 이 회사 순이익은 2014년 6560억원에서 2015년 3337억원으로 감소했다. 삼성카드는 "2015년 어려운 환경에서도 경영역량, 리더십 등을 지속적으로 발휘해 세전이익 4257억원을 달성한 것을 감안해 상여금을 산정했다"고 공시했다.
삼성계열 보험사 CEO들도 나빠진 실적에 비해서는 보수가 인상된 편이었다. 김창수 삼성생명 대표는 2015년 전년 대비 12.8% 오른 17억32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 순이익은 9.5% 감소했다. 안민수 삼성화재 대표 역시 보수는 13.4% 올랐지만 같은 기간 회사 순이익은 2.9% 감소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경우 2014년 삼성물산 주식 매각으로 인해 3614억원의 일회성 이익을 얻었던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대해상의 최대주주인 정몽윤 회장 역시 지난해 보수가 10.8% 상승했다. 반면 회사 순이익은 9.6% 감소했다. 김정남 동부화재 대표도 총보수가 11% 올랐지만 2015년 순이익은 4300억원 정도로 전년과 거의 변동이 없었다.
반면 메리츠화재의 경우 2015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47% 상승했지만 아직까지 총보수 5억원 이상을 받은 임원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상승세는 뚜렷하지만 아직 손보 업계 5위권이라는 다소 뒤처지는 위상이 CEO와 주요 임원들의 보수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겠느냐"는 반응을 나타냈다.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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