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무성·김종인·안철수 `수도권 大戰`...심판론으로 포문
입력 2016-03-31 16:50 
4·13 총선의 공식 선거 운동기간 첫날인 지난달 31일 여야 지도부가 서울 표심 공략에 나섰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은 구로구 이마트 앞에서 강요식 후보 유세에 참석하고 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운데)는 종로구 동묘앞역에서 정세균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노원구 수락산역 앞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 <이충우 기

제20대 총선을 위한 정치권의 총성없는 전쟁이 앞으로 12일간 펼쳐진다. 이번 총선에서는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은 야권을 성토해달라는 새누리당의 ‘야권심판론과 박근혜 정부와 집권여당의 경제실정을 심판해달라는 야권의 ‘정권심판론이 세게 맞붙었다. 총선 결과에 따라 임기가 2년 가량 남은 박근혜 정부의 리더십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31일 여야 3당 대표는 일제히 4·13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을 찾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야당의 거물 정치인들이 몰려있는 ‘여의도 벨트 공략을 위해 배신자 등 거친 언사를 서슴지 않았다. 반면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서울과 경기도 안산 지역을 돌며 현 정권을 ‘경제무능 정부로 규정하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대표는 거대 양당 정치구조를 청산해달라”며 지하철 4·7호선 라인을 따라 지원유세를 펼쳤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31일 박영선, 우상호, 진영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간판 정치인들이 몰려있는 ‘여의도 벨트 공략에 나섰다.

첫 지원유세 지역인 구로을에 이어 양천갑, 마포갑·을, 용산, 서대문갑, 동작갑, 영등포 갑·을, 관악 갑·을 등 총 11곳을 숨가쁘게 돌았다. 국회가 있는 여의도를 위아래로 둘러싸고 있는 이 지역은 일명 ‘여의도 벨트로 불리며 지난 19대 총선에서 야당이 여당에 양천갑과 용산 등 2곳만 내주고 쓸어담았다.
새누리당에서 더민주로 전격 이적한 진영 의원을 포함해 노웅래, 우상호, 김영주, 유기홍, 신경민 의원 등이 포진해있고 당의 공천을 받지 못했지만 백의종군을 선언한 전병헌, 정청래 의원의 지역구도 포함돼 있다. 사실상 국회 문전을 야당이 주름잡고 있는 셈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이 지난 총선보다 1~2석 더 건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될 만큼 고전이 예상된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김 대표는 야당 의원들에 대해 강도높은 비난을 퍼부었다.
첫 타깃은 구로을에서 3선에 도전하는 박영선 의원이었다.
이날 오전 김 대표는 서울 동작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곧장 구로을로 향해 박 의원에게 포문을 날렸다.
김 대표는 이 지역에서 8년간 국회의원을 지낸 박 의원이 중앙정치를 위해 흘린 눈물 100분의 1만이라도 지역 발전을 위해 흘렸다면 구로가 이렇게 침체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권불십년이라 했는데 야당의 장기집권을 끝장내고 구로구에 새 희망을 가져와야한다”면서 여당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또 마포을 지원유세에서는 정청래 의원을 비꼬았다. 그는 운동권 정당을 가장 잘 보여준 국회의원이 이 지역 국회의원 아니냐”면서 제 선거구 내려와서 더민주 선거대책위원장을 맡는다고 하는데 그 사람 설치면 설칠수록 제 표가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당적을 갈아탄 진영 의원에 대해서는 ‘배신자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김 대표는 정권 실세로 불리면서 20여년간 당에서 온갖 혜택 받고 성장해온 사람이 공천 탈락했다고 운동권 정당으로 들어간 것은 국회의원 배지 한번 더 달기 위한 것일 뿐이고 정치적 도의를 저버린 행위다”고 질타했다.
김 대표는 양천갑 지원유세에서 본인의 치적이라고 자평하는 국민 공천제를 높이 치켜세웠다.
그는 이기재 후보는 현역 의원 2명을 물리치고 당당하게 경선으로 당선됐다. 바로 이것이 국민 공천제가 주는 감동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과거에는 당대표 집과 사무실에 공천을 받으려고 많은 후보들이 운집해 있었는데 이번엔 아무도 공천달라고 찾아온 사람이 없었다”면서 얼마나 대한민국 정치사에 큰 변화가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마포을 지원유세에서는 제가 각종 선거에서 (후보를) 업어주면 다 당선 됐다”면서 이 지역 후보인 김성동 후보를 업기도 했다.
김 대표는 1일 여야가 경합을 펼치는 경기지역에서 지원 유세를 펼칠 예정이다.
새누리당은 ‘유승민 공천배제 등 공천과정에서 불거진 계파 갈등으로 선거 초반 등돌린 민심을 붙잡기 위해 당내 화해 분위기 조성에 안간힘을 썼다. 공천갈등이 최고조로 치달은 ‘옥새 파동을 패러디한 홍보영상을 내놓거나 전날 대구시당 선대위 회의에서 김 대표와 최경환 의원이 포옹하는 모습을 연출한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총선 결과에 따른 탈당파의 복당문제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치러질 전당대회 등 계파갈등을 촉발시킬 뇌관이 곳곳에 숨어있어 향후 당내 세력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안병준 기자 /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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