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현대證 우선인수협상대상자 발표 1일로 또 연기
입력 2016-03-31 01:11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가 4월 1일로 또 미뤄지면서 그 배경에 대해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현대증권 매각전이 한국투자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2파전 구도로 흐르고 있는 가운데 매각자인 현대그룹 측이 설득력 있는 이유를 내놓지 않은 채 일정만 계속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현대증권 매각주간사 EY한영회계법인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다음달 1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애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를 29일에서 30일 오전으로 한 차례 늦춘다고 했다가 또다시 이틀 뒤로 더 미룬 것이다.
이에 대해 한투금융, KB금융 등 인수후보 측은 "연기 배경에 대해 한마디 설명조차 못 들은 것은 물론 일정이 연기됐다는 사실 자체도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알았다"며 "이런 인수·합병(M&A) 딜은 난생처음 본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이번 매각전이 '한투금융 vs KB금융' 2파전 구도로 흘러가며 이 같은 의구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양사가 모두 대형 금융지주로 비가격 요인에서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아 '최고가' 기준으로 쉽게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 측이 현대증권의 계열사 거래 물량을 매각 이후에도 보장해달라는 요구를 내걸며 관련 협상 과정에서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한 인수후보 측 관계자는 "매각 측이 현대증권 인수 이후에도 현대증권 거래 의존도가 높은 계열사 중 일부에 대해 향후 물량 보장 조건을 내걸었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이 재무구조 악화로 현대증권을 서둘러 내다파는 만큼 다른 계열사들이 '홀로 서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해달라는 식의 요구를 해왔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증권과 계열사 거래를 통해 이익을 낸 현대그룹 계열사는 현대유엔아이(125억원) 현대상선(45억원) HST(32억원) 등으로 전체 이익은 총 193억원이다. 하지만 현대그룹 관계자는 "주간사 측이 철저히 검증할 부분이 있어 지연되고 있으며, 계열사 물량 보장 조건 얘기는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현대증권 매각가가 의외로 높아 흥행에 성공하면 현재 진행 중인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의 원활한 진행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 아니겠냐"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또 한투금융과 KB금융 간 입찰가격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향후 가격 조정폭을 두고 막판 씨름 중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오지만 모두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다크호스' 홍콩계 사모투자펀드(PEF) 액티스캐피털에 주목하는 시선도 여전하다. 증권 업계 고위 관계자는 "액티스가 배후에 중국계 전략적투자자(SI)를 두고 1조원이 넘는 막대한 금액을 베팅했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으로 인한 매각 불발 부담감으로 매각 측이 장고에 나섰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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