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종인 세 번째 호남 방문 "호남의 소망 뭔지 잘 안다"
입력 2016-03-27 16:35  | 수정 2016-03-28 16:38

김종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대표가 취임 후 세 번째로 호남을 찾아 ‘호남 민심 달래기 행보를 이어갔다.
26일과 27일 1박 2일 일정으로 호남을 찾은 김 대표는 27일 5·18 국립묘지를 찾아 광주에서 초·중을 졸업했고 뿌리가 호남에 있다”며 호남인의 소망이 뭔지 잘 안다. 더민주와 함께 완벽하게 대변해드리겠다”고 밝혔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후계자를 갈망하는 ‘호남 대통령론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펴서 국민의당과의 호남 맹주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경기도 시흥 출생이지만 광주 서석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와 광주 서중학교를 나왔다.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김 대표의 조부 가인 김병로 선생의 고향이 전북 순창이기도 하다.
호남과의 인연을 강조한 김 대표는 국민의당과 당내 ‘친노 패권세력에 대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27일 정준호 더민주 광주 북갑 후보 개소식을 찾은 김 대표는 여러분이 아시는 것처럼 광주의 기득권을 가지고 정치를 하시는 분들이 소위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해서 결국 당을 분열시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지난 해 12월 더민주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이후 더민주 광주 의원 중 4명이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합류하는 등 현재 광주 국회의원 8명 중 6명이 국민의당 소속이다. 광주 패권을 놓고 경쟁해야 할 국민의당과 다시 한 번 선을 그은 것이다.
김 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국민의당은 즉각 반발했다. 김경록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김종인 대표는 호남을 입에 담지 말라는 성명을 통해 전두환 정권에서 광주 민주화정신을 유린했던 사람이 ‘민주주의를 갈망한 광주정신을 운운하는 것은 민주, 인권, 평화의 도시 광주를 분노케 하는 행동이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친노 패권주의에 대한 호남의 거센 반발을 의식한 듯 총선 이후에도 친노 세력이 당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김 대표는 내가 할 수 있는데까지 노력하다 안되면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때 내가 자기들이 생각하는 식으로 치사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착오”라며 총선이 끝나면 종전의 모습(친노 패권주의)으로 변하지 않겠냐는 우려에 대해 절대로 옛날 모습을 되찾을 수 없다는 걸 확실하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표와도 선을 그었다. 문 전 대표는 24일 손혜원 더민주 마포을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운동권 배제 주장에 대해 한 쪽 면만 본 것”이라는 말로 김 대표를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이같은 문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김 대표는 이날 내가 언제 운동권을 안 받아들인다고 한 적이 없다. 운동권적 사고방식으로는 당 운영을 못하겠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같은 김 대표의 ‘전략적 중도화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지난 1월 김 대표가 취임 후 처음 호남을 방문했을 때만해도 국보위 참여 논란 등으로 김 대표에 반발하는 분위기가 감지됐지만 이번 세 번째 방문에는 김 대표 행보를 지지하거나 좀 더 지켜본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다만 호남 민심은 여전히 더민주와 국민의당 사이에서 갈피를 못잡는 모양새다. 더민주는 8개 지역구 후보 중 현역이 단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내리꽂기 비판을 받고 있고, 더민주 탈당 인사들이 대거 출마한 국민의당에 대해서는 ‘그 나물에 그 밥 비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는 이광수씨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이곳을 가장 많이 찾는다”며 사람들 들어오는 것 보면 비슷하다. 민심은 아직 반반인 것 같은데 투표소 앞에 가서야 결론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석환 기자 / 광주 =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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