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10년 이후 한국 온 탈북청년들 “남북관계엔 관심 없어요”
입력 2016-02-28 19:00 

요즘 탈북 청년들은 북한 이슈에 별 관심이 없다. 탈북자로서 북한 관련 시민사회 활동에도 잘 나서지 않으려 한다.”(백요셉 남북대학생총연합회 공동대표)
북한에서 북한식 근현대사를 배웠던 사람들에 대한 역사 재교육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게 문제다.”(김영일 성공적인통일을만들어가는사람들 대표)
북한의 도발적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조치가 가시화된 가운데 정작 탈북민들 사이에서 남북 문제와 북한의 현실에 무관심한 청년 탈북자 세태를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대가 지날수록 청년 탈북자들의 국가관이 희석되고 있다는 게 탈북민단체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탈북대학생들로 구성된 단체인 ‘남북대학생총연합회의 백요셉 공동대표(32)는 28일 탈북 2세대 젊은이들이 갈수록 북한 정권에 대한 적개심이 없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 대표가 말하는 ‘탈북 2세대는 2010년 이후 탈북해 국내에 들어온 젊은이들을 말하는 것으로, 1990년대 중반 대홍수와 가뭄으로 인한 최악의 경제상황을 피해 북한을 탈출한 ‘탈북 1세대의 자녀세대에 해당한다.
지난 2013년부터 남북대학생총연합회를 통해 동료 탈북 대학생들과 대북 안보 관련 시민사회운동을 펼쳐온 백 대표는 탈북 2세대들은 1세대와 큰 가치관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바쁜 일상에 매몰돼 2세대들은 북한 이슈에 잘 나서지 않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김일성종합대학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2003년 한국 정착)도 청년 탈북자들의 정치적 무관심을 염려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념·정치적 대립이 극심했던 과거에는 탈북민들이 북한 문제에 신경을 쓰며 관련 활동을 업으로 삼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현재는 남한사회에 잘 정착하고 생계를 유지하는 게 우선순위가 됐다”고 말했다.
탈북민들을 상대로 ‘역사 재교육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1년 한국에 정착한 이후 북한 인권 증진과 탈북청소년 교육 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성공적인통일을만들어가는사람들 김영일 대표는 북한에서 배운 왜곡된 현대사가 그대로 머릿속에 남아있는 이들도 많다”며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에서 진행하는 3개월은 기초직업교육만 받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그는 탈북 청년들이 의무적으로라도 역사 재교육을 받도록 정부에서 제대로 된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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