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불꽃튀는 `수강신청 전쟁`…선착순 한계 극복 어려워
입력 2016-02-24 17:01  | 수정 2016-02-25 17:08

이달 중순부터 말까지 대학생들은 ‘클릭 전쟁에 돌입한다.
수강신청 서버가 먹통이 될 만큼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접속해 강의를 신청하려고 치열하게 마우스를 클릭하는 데서 따온 말이다.
과열된 수강 전쟁은 신청한 강의를 다른 사람에게 파는 ‘강의 매매와 시간 조작하는 ‘매크로 프로그램 등의 폐단을 낳았다.
이에 대학들은 대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화여대는 올 1학기부터 교과목 담당 교수의 재량에 따라 수강 인원을 늘릴 수 있게 보완한다고 24일 발표했다. 교수는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수강신청 변경 기간에 직접 수강 인원을 바꿀 수 있다.
강의 신청에 실패한 학생들이 교수에게 이메일을 보내거나 첫 강의에 들어와 수강 인원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음을 반영한 결과다.
다만 수강 인원을 더 받더라도 강의실 정원을 초과할 수는 없어, 선착순 문제를 다소 완화한 정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연세대는 지난해 2학기 ‘마일리지제에 기반을 둔 새로운 수강신청 제도를 도입했다.
수강신청 전에 마일리지를 받아 과목 선호도에 따라 학생이 직접 배분해 수강신청하는 방식이다. 학교 측은 마우스 클릭 속도보다 각 학생의 과목 선호도에 따라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학생들은 이것이 또 다른 문제를 낳았다고 주장한다.
연세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특정 강의에 대한 다른 학생들의 선호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다. 마일리지를 얼마나 배분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며 마일리지 배분이 마치 도박 같다고 해 수강신청을 ‘카지노라 부르기도 한다”고 전했다.
총학생회는 새로 도입한 ‘마일리지제에 대한 학생 의견을 모아 학교에 전달하고 개선책을 요구하기로 했다. 학교 측도 인기 과목 정원을 늘리거나 추가로 분반을 개설하는 등 방안을 학생들과 논의할 예정이다.
선착순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많은 대학이 도입한 방식은 ‘수강신청 장바구니 제도다.
수강신청 전 자신이 원하는 강의를 미리 선택하고, 실제 수강신청이 시작되면 장바구니 속 과목의 ‘신청 버튼만 누르면 된다.
장바구니 제도는 이화여대, 한국외대, 국민대, 상명대 등 전국 여러 대학이 운용 중이다. 서강대는 이번 학기부터, 서울여대는 올 2학기부터 시행한다.
하지만 선착순 수강신청이라는 구조적인 한계는 여전하다.
근본 해법은 충분한 강의를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학이 자체적으로 강의를 조정하기에는 재정이나 대학평가의 영향력이 커서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많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대학이 강의실 운용비 절감 등 이유로 강의 여러 개를 합해 대규모 강의로 돌리는 추세다. 때문에 수강 인원이 많은 강의는 늘지만 전체 강의 수는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임교원 강의 비중이 대학평가에 반영돼 시간강사 강의도 계속 축소되고 있어 수강신청은 갈수록 어려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이정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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