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화성도착 6개월서 3일로’ 꿈을 현실로 만드는 추진체
입력 2016-02-24 16:11  | 수정 2016-02-26 09:04

미항공우주국(NASA)이나 대원들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다. 연락이 된다 해도 구조대가 오려면 4년이 걸리고 내가 가진 식량은 고작 31일치다.”
화성 탐사를 떠났다가 불의의 사고로 인해 화성에 홀로 남겨진 영화 마션의 주인공 우주비행사 마크 와트니. 가진 식량이라고는 한달분이 전부인데 구조대가 지구에서 화성까지 오려면 4년은 기다려야 할 상황이다. 와트니는 황량한 화성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가 가진 과학적 지식을 총 동원한다.
하지만 미래에는 이런 일은 없을지도 모른다. 미 항공우주국이 화성까지 3일이면 날아갈 수 있는 유인우주선 추진체 개발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구와 화성의 거리는 서로 가장 가까울때 약 5460만㎞, 가장 멀 때가 4억100만㎞정도로 평균거리는 약 2억2500만㎞에 달한다. 상상할 수 도 없을 정도로 먼 거리다.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화성까지 비행하는 시간을 줄이려면 둘의 거리가 가장 가까워지는 ‘회합주기를 노려야 한다. 현 시점에서 가장 가까운 회합주기는 오는 3월로 이 시기를 놓치면 2년 뒤인 2018년을 기약해야 한다. 화성탐사는 이 회합주기에 맞춰 이뤄진다. 유럽우주국(ESA)의 화성탐사선 ‘엑소마스가 다음달 14일 이후 발사를 준비하는 이유다. 현재 우리가 가진 로켓 기술로는 회합주기 때 지구에서 우주선을 발사하면 화성에 도달하는데 약 5~6개월 정도가 걸린다.

NASA는 ‘코스모스 저자 칼 세이건이 주장한 ‘솔라세일 원리를 적용해 6개월이 걸리던 화성까지의 비행시간을 ‘3일로 단축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UC 산타바바라 필립 루빈 교수는 지난해 10월 NASA의 ‘혁신 진보 구상(NIAC) 심포지엄에서 광자 추진체(photonic propulsion)를 제시했다. 지상에서 강력한 출력의 레이저를 우주선(혹은 탐사선)에 설치한 ‘돛에 쏴 추진력을 얻는 방식으로 ‘솔라 세일(Solar sail)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세이건은 지속적으로 가속을 받는 솔라 세일은 로켓을 사용하는 일반 우주선보다 더 빨리 비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루빈 교수는 NASA가 후원하는 ‘심우주 탐사용 에너지 추진체(DEEP-IN)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솔라 세일은 ‘돛을 활용한다. 우주공간은 바람이 없으므로 대신 빛(태양풍)을 받아 움직인다. 빛은 질량은 없지만 운동량과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 빛을 반사하거나 흡수하는 물체는 빛이 가진 운동량을 전달받아 추진력으로 사용할 수 있다. 질량 없는 바람이 돛을 밀어 배를 앞으로 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과 같다. 태양풍은 태양에서 방출되는 태양광 등 각종 에너지 입자들로 이 입자들이 돛을 밀면서 우주선이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처음엔 1초에 1㎜씩 미세하게 움직이지만 시간이 흘러 점점 가속을 받으면 100일 쯤 뒤에는 광속의 절반 수준인 초속 16만㎞까지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자 추진체는 지구 궤도에서 발사하는 강력한 출력의 레이저가 태양의 역할을 대신한다. 레이저에서 나오는 광자(photon)은 소량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데 이 광자들이 돛에 부딛히면서 우주선을 앞으로 밀어준다.
루빈 교수는 연구논문을 통해 공상과학 소설 속 한 장면에 불과했던 이야기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는 것.” 이라며 초소형부터 거대한 우주선까지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루빈 교수는 100㎏정도의 탐사선에 광자 추진체 기술을 적용한다면 3일만에 화성에 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유인우주선에 적용한면 화성까지 약 1달 정도 걸릴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화성까지 5~6개월이 걸리는 기존 유인우주선보다 5분의 1로 시간이 단축되는 셈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광자 추진체를 사용하면 빛의 30% 속도를 낼 수 있다. 이 기술은 장거리 탐사에 유리하다. 거리가 멀 수록 그만큼 가속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처음엔 느리던 우주선이 시간이 갈 수록 점점 빨리지는 것이다. 막대한 연료 소모가 없다는 점은 광자 추진체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최기혁 달탐사팀장은 레이저를 돛에 쏴서 추진력을 얻어 우주비행시간을 줄여준다면 우주여행이 본격화될 수 있다” 며 루빈 교수의 주장대로 궤도상에서 레이저를 쏘거나 달에 레이저 발사 기지를 건설하는 방안을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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