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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스케치] KIA전 꼭 해야...요미우리의 이유 있는 결정
입력 2016-02-24 03:01 
23일 KIA와 요미우리의 연습경기가 기상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펼쳐졌다. 사진(日 오키나와)=정일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나와) 황석조 기자] 한·일 대표구단의 마음이 통했던 것일까. 아니면 꼭 확인해봐야 할 무엇인가가 있었던 것일까. 오키나와의 궂은 날씨도 막지 못했던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특별한 관심이 남다른 잔상을 남겼다.
23일 일본 오키나와 셀룰러 스타디움에서는 KIA 타이거즈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연습경기가 펼쳐졌다. 비록 연습경기지만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구단들의 한판승부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렸던 경기였다. 연습경기 2연패 탈출과 함께 실력점검 중인 KIA도, 일본 내 어디에서도 구름관중을 모을 수 있는 명문구단 요미우리에게도 재밌는 승부가 될 수 있는 경기.
그러나 23일 오전 오키나와 전역의 기상상태가 좋지 않았다. 폭우는 아니었지만 강한 바람과 함께 빗방울이 내렸다. 결국 한화와 넥센 등 국내 일부 구단들은 계획된 일본 팀과의 경기를 취소했고 다른 팀들도 상황이 불투명했다. 그렇지만 KIA는 일찌감치 경기진행을 결정했고 예정보다 한 시간 늦은 2시에 같은 장소에서 경기를 치른다고 밝혔다. 단 경기는 양팀 합의하에 7회까지만 진행하기로 정했다.
하지만 2시가 임박한 시각까지도 가는 비가 계속됐고 이후 1회까지 이어졌다. 연습경기의 일반적인 흐름 상 타 구단처럼 취소가 돼도 무리가 없던 상황. 그렇지만 경기는 열렸고 이후 비가 서서히 그쳤다. 팬들이 도중에 우산을 쓰는 불편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발걸음한 팬들 입장을 생각했을 때 좋았던 선택임이 분명하나 이례적인 경우인 것 또한 사실이다. 경기를 치르는 KIA와 요미우리의 고민이 드러났던 부분. 구장을 찾아준 팬들에 대한 성원, 야구갈증이 심한 오키나와 지역에 대한 배려가 엿보이는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또 하나, 요미우리의 다른 의지도 작용된 면이 있다. 이날 요미우리의 선발투수는 사쿠라이 도시키라는 유망주. 사쿠라이는 대학시절 최고구속 150km에 달하는 강속구와 뛰어난 제구력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 2015 드래프트 1순위로 요미우리의 낙점을 받은 선수다. 기대가 큰 요미우리는 이날 KIA와의 경기를 사쿠라이의 첫 실전 쇼케이스로 정했기 때문에 기상악화에도 불구하고 강한 경기의지를 보였다.
23일 KIA와 요미우리의 경기 시작 전 오키나와 셀룰러 스타디움의 모습. 사진(日 오키나와)=정일구 기자
사쿠라이는 이날 3이닝을 던지며 2피안타 4탈삼진 1사사구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실점을 허용했으나 속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무기로 첫 실전무대에서 나름 인상 깊은 투구를 했다. 일본 언론의 관심도 높았는데 일본 기자들도 사쿠라이의 공을 면밀히 체크하며 흥미를 드러냈다.
KIA도 외인투수 지크 스프루일의 첫 실전등판 경기였던 이날 주축타자들을 선발로 내보내며 승리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7회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연습경기 연패라는 수식어가 반갑지 않을 KIA 입장에서는 요미우리의 적극적인 경기의사는 어떻게 받아들여졌을까. 한국과 일본의 다소 자유로운 야구교류가 이뤄지는 오키나와리그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hhssjj27@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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