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재학생·졸업생이 함께 꽃피웠다…서울대 ‘창의 팩토리’
입력 2016-02-22 16:03 
서울대학교 내에 건립중인 해동아이디어팩토리 전경 조감도. 학생들이 24시간 언제든 자유롭게 모여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직접 구현, 제작해 볼 수 있는 창의 공간으로 학생의 제안과 참여로 공간을 만들었다.

서울대에도 미국 MIT의 팹랩(Fab Lab), 실리콘밸리의 테크숍(Tech Shop), 스탠포드대의 디스쿨(D.School과 같은 ‘창의공간을 만들어주세요”
누구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그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달라는 학생의 제안에 교수들이 적극 도움을 주고 여기에 한 기부자가 선뜻 지원에 나서 결실을 맺게 됐다. 다음달 17일 준공 예정인 서울대 ‘해동 아이디어 팩토리가 바로 그곳으로 공대 39동 건물 지하 1·2층(8007㎡)에 들어선다. 이곳에는 서울대 학생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실제 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공간과 장비 일체가 제공된다. 3D프린터를 비롯해 스캐너 촬영장비, 레이저 커팅기, 금속·목공용 장비 등 하드웨어 시제품 제작에 필요한 장비들은 물론, 장비사용법 교육, 디자인 워크샵, 특허전략 워크샵 등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데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학생들의 시제품이 창업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창업 멘토링도 진행한다.
‘아이디어 팩토리는 지난해 1월 한 학생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서울대 재료공학부에 재학 중이던 이지선 씨(24·여)는 세월호 사고를 목도하고 IT기술을 이용해 재난정보를 모아 분석해 관리·예방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러나 아이디어를 실현에 필요한 공간확보와 함께할 동료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자 이 씨는 당차게 공대 본부를 찾아가 공대 내에 ‘창의공간을 만들어 달라”는 내용의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건우 공대 학장이 그래 한번 해보자”며 이를 수용한 뒤 이 씨를 포함해 창의공간 프로젝트에 참여한 6명의 학생들은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 서울 팹랩, 삼성전자 C-Lab 등을 방문해 서울대 창의공간의 모습을 구체화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김토성 씨(25·건축학과)는 각 공간을 정의하고 공간의 쓰임새를 정하는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부터 인테리어, 공간 크기 배정 등 하드웨어적인 측면까지 학생들과 교수님들이 아이디어를 나누고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특히 아이디어 팩토리 공간의 인테리어가 ‘사적인 공간으로 느껴져야 이용자들이 편하게 찾을 것이라는 학생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됐다.

추진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있었다. 산업통산자원부 ‘아이디어 팩토리 사업 설치 대학으로 서울대가 선정됐지만 학생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공간 구성을 위한 공간 재정비, 장비 마련 예산 확보에서 어려움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사연을 전해들은 김정식 해동학술재단 이사장이 흔쾌히 학생들을 돕겠다며 팔을 걷어부치면서 프로젝트는 현실화했다. 김 이사장은 공작실을 한국의 미래를 이끌 선도적 기업가와 인재를 키워낼 교육공간으로 새단장하는데 써 달라”며 15억을 쾌척했다.
김 이사장은 1956년에 서울대 통신공학과를 졸업하고 대덕전자를 설립한 기업가로 그간 120여억원을 서울대에 기부하는 후학양성에 힘써왔다.
내달 준공을 앞둔 아이디어 팩토리를 처음 제안한 이지선 씨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현재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팹아카데미에서 ‘창의공간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이 씨는 서울대 창의공간은 학생들의 제안을 학교에서 수용해 시작하고 설립 과정에서 학생 의견이 적극 반영된 점 등에서 차별화가 되고 있다”며 물리적 기반과 인적 역량이 모두 충분한 만큼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연결하면서 다양한 시도와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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