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일촉즉발 새누리’ 이한구 공천 마이웨이에 김무성 급제동
입력 2016-02-17 16:25 

선거에 지는 한이 있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다.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마이웨이에 격노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7일 배수진을 치자 이 위원장이 ‘반보(半步) 물러섰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합의되지도 않는 것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면서 그 누구도 국민과 약속한 국민공천제를 흔들 수 없다”고 이 위원장을 질타했다. 이에 친박계 정갑윤 국회 부의장이 승리가 더 중요하다”고 반박하는 등 소란이 빚어졌다.
전날 이 위원장은 광역시도별로 1~3개 지역구를 우선추천 지역으로 활용하고, 경선 후보끼리 합의가 안되면 100% 국민경선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단독 발표했다. 우선추천은 기존 후보가 야권 후보에 비해 경쟁력이 없을 때 사실상 당에서 후보를 교체하는 방식이다. 경선 방식도 지역구별로 2000명을 여론조사하되 당원 30%, 일반국민 70%로 선거인단을 배정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러자 비박계가 일제히 반발했고 김 대표가 다시 포문을 연 것이다. 격앙된 비박계 일각에선 이 위원장의 ‘독주가 계속되면 의원총회를 소집해 아예 ‘축출하겠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급기야 이날 오후 황진하 사무총장, 박종희 사무2부총장, 김회선 클린공천지원단장 등이 이 위원장의 의원회관 사무실로 찾아가 70분간 입장 번복을 집요하게 요구했다.

결국 요지부동이던 이 위원장이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우선추천은 과거 전략공천과는 다르고, 실시하는 경우라도 추가 공모절차를 투명하게 밟을 것”이라며 여론조사도 3대 7을 기본으로 하고, 후보자간 합의가 안될 때 기준은 위원회에서 토론을 거친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살짝 물러섰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앞으로는 충분히 논의한 뒤에 발표하겠다”면서도 당 대표는 공천과 관련해 아무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꾸 저렇게 하면 당 대표가 물러나든지 내가 물러나든지 해야 되지 않겠냐”며 현역과 신인간 격차를 그냥 두고 경선하는 것은 불공평하기 때문에 이를 고치겠다는 것은 당헌·당규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언제든 갈등이 다시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여당 내에선 공천관리위원장에 비박계가 선호한 김황식 전 국무총리 대신 친박계인 이한구 의원이 임명되면서 예견된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당시 비박계 다수가 이 의원을 끝까지 비토했지만 김 대표가 경선을 치르려면 더 이상 지체할 순 없다”며 한번 더 양보했다.
당시 김 대표는 주변에 이한구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며 끝내 저지가 안 되면 내가 직접 나서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천관리위원장에 임명된 지난 4일 이 위원장이 곧바로 현역의원 물갈이부터 언급하자 김 대표가 전화를 걸어 경위를 따지면서 더 이상 오해를 살 발언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고, 살얼음판같은 상황이 이어졌다.
두 사람은 김 대표가 15대, 이 위원장이 16대부터 국회에 들어와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었지만 자석의 N극과 S극처럼 가까워지지 못했다. 김 대표 주변에선 이 위원장을 ‘향원(鄕原)이라고 불렀다. 허위 지식인이라는 뜻의 경멸적 표현이다. 반대로 이 위원장 주변에선 김 대표를 향해 공부가 안 돼 있어 대권주자 감이 아니다”고 폄하해왔다.
[신헌철 기자 /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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