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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 매각설…삼성스포츠단 운명은?
입력 2016-02-17 12:42  | 수정 2016-02-17 12:45
프로야구 최초로 5년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에 성공한 삼성 라이온즈.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삼성 라이온즈를 비롯해 삼성그룹의 5개 프로 스포츠단(야구, 축구, 남·녀농구, 남자배구)을 모두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 제일기획이 최근 매각설에 휩싸이면서 스포츠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제일기획 매각설은 그동안 삼성그룹의 주력업종 재편추진에 따라 매물로 나왔다는 설과 경영전략에 따라 일부 지분을 내놓는다는 설 등으로 흘러나오다가 한겨레신문이 16일 ‘제일기획 지분 28.44%를 일괄 매각해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며 인수 대상 해외기업까지 지목해 보도하면서 구체화됐다. 일단 제일기획 측은 매각설을 부인하고 나섰지만, '다양한 협력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등의 관련자 확인이 잇다르고 있어 향후 상당한 지분 변화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제일기획의 주인이 바뀌면, 품안에 있던 삼성스포츠단의 운명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삼성은 지난 2014년부터 그룹 산하 스포츠단의 통합 관리를 추진, 각 계열사에 흩어져있던 스포츠단의 지분을 통합해 제일기획으로 이관하는 작업을 진행해왔고 가장 덩치가 컸던 야구단 역시 새해 1월1일자로 제일기획에 인수됐다.
그러나 제일기획 매각이나 삼성 그룹의 계열사 재편이 추진되더라도 삼성그룹이 스포츠단에서 손을 떼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제일기획 매각이 쉽지 않다고 보는 재계, 증권가 전문가들은 물론, 매각 가능성을 고려하는 전문가들도 "제일기획 매각이 진행된다면 (스포츠단과 같은) 적자 운영의 비관련 계열사는 정리 후 지분인수 계약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인수계약 과정에서 삼성 그룹이 스포츠단 지분을 회수한 뒤 제일기획을 넘기는 방식이 유력하다는 설명이다. 스포츠단을 통합해 제일기획에 이관하는 과정에서 삼성 계열사들과 제일기획 사이에 실제 발생한 인수비용은 크지 않기 때문에 다시 지분을 정리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그 동안 삼성그룹이 스포츠단을 통해 쌓아온 이미지 때문이라도 쉽게 팔지는 못하리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오너가의 애정도 마찬가지. 이건희 회장은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을 역임하는 등 스포츠광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재용 부회장도 수차례 삼성 라이온즈의 서울 경기를 직접 찾는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애초 삼성스포츠단을 제일기획이 통합관리한다는 방침에 스포츠계에는 파장이 일었다. 오래전부터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스포츠팀에 아낌없는 투자를 해온 삼성이지만, 광고와 마케팅 중심기업인 제일기획이 통합 관리하면서 '스포츠단에서 수익모델을 찾겠다'는 전략을 공개적으로 천명, 그동안의 운영방식과 다른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모기업의 매각설까지 나와 뒤숭숭할 수밖에 없다.
제일기획이 매각되더라도 삼성 그룹이 스포츠단 운영을 놓는 상황은 벌어지기 힘들지만, 그동안 제일기획을 중심으로 스포츠단의 통합관리, 운영을 준비해온 계획은 모두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만약 각 스포츠단이 다시 그룹 내로 돌아온다면 삼성은 스포츠단 운영의 마스터플랜을 다시 짜야한다는 숙제가 생긴다. 삼성스포츠단의 앞날에 지켜볼 미지수가 늘어난 셈이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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