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27일 美 FOMC 회의에 쏠린 눈
입력 2016-01-24 17:40  | 수정 2016-01-24 19:50
원유 가격 급락과 중국 경기 둔화 여파로 연초부터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이번주 중대 분기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부양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이번주 잇따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도 추가 부양책이 나올지 글로벌 투자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3월 추가 부양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해 금융시장에 화색이 돌게 했던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에 이어 전 세계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입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 연준은 26~27일 올해 첫 FOMC 회의를 열고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해 말 제로 금리에서 벗어난 이후 올해 수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했지만 중국 경기 침체와 저유가 등 악재가 속출하면서 이번 FOMC 회의에서는 금리 인상이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금리 인상 여부보다는 연준이 내놓을 결정문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월가는 증시 폭락과 저유가라는 최근 상황으로 인해 이 같은 낙관론을 거둬들이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실업보험 청구건수는 29만3000건으로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지난해 산업생산 증가율은 1.3%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가장 낮았다.
시장 일각에서는 연내에 추가 금리 인상마저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심지어는 기준금리를 다시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만일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지 못하고 인하로 돌아선다면 이는 1997년 3월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FOMC 회의에 이어 28~29일에는 일본은행이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추가 양적 완화를 논의한다. 구로다 총재는 이미 국회와 스위스 다보스에서 "필요하면 언제든 추가 양적 완화를 단행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냈다.
구로다 총재는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물가 2%를 위해 필요하다면 주저 없이 금융정책을 조정하겠다"고 밝히며 추가 양적 완화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구로다 총재는 "물가 기조는 개선되고 있다"는 기존 견해를 유지하면서도 "예상 물가상승률에는 약한 흐름을 보이는 지표도 있다. 시장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은행이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2016년 물가 전망치를 현재 1.4%에서 0%대 후반이나 1% 정도로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일본은행이 2013년 4월과 2014년 10월에 이어 이달에 3차 양적 완화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초 일본은행은 4월 이후에 추가 양적 완화 카드를 뽑아들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었지만 엔고와 주가 하락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되면 앞당겨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본은행이 섣불리 양적 완화를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현재 엔고와 주가 하락이 일본 내부 요인보다는 글로벌 요인이라는 점 때문이다. 사실상 마지막인 추가 양적 완화 카드를 성급히 꺼내들었다가 유가 급락이나 중국 경기 둔화로 인한 금융시장 혼란이 다시 불거져 별 효과를 내지 못하면 향후 디플레이션에 대처할 정책 수단이 사라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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