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2900으로 추락한 中증시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입력 2016-01-17 17:59  | 수정 2016-01-17 20:05
중국 증시가 외국인 자금 썰물에다 주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1년여 전 지수 수준으로 추락했다. 최근 들어 중국 증시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한국 증시 또한 당분간 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15일 상하이 종합지수는 전날보다 3.55% 하락한 2900.97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18.1%나 급락해 2014년 12월 9일(2856.27) 이후 1년1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선전 종합지수도 3.35% 하락한 9997.93에 장을 마감했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은행이 더 이상 중소형 주식들을 주식담보대출 시 담보로 받지 않겠다고 밝힌 데다 위안화 고시환율도 다시 올라가면서 투자심리가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성연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중국 외국환평형기금이 역대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며 "그동안 투자자가 염려했던 외국인 자금 유출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이 입증된 탓에 증시가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중국 증시 하락세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 같다는 전망이 우세하는 점이다. 최홍매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 상황을 반전시키려면 중국 경기지표가 잘 나오거나 중국 정부가 강력하게 개입하는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근본적으로 중국 경기나 중국 기업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희박하고 작년 중국 당국이 개입했을 때도 잘 먹히지 않은 전례가 있어 당분간 전망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많이 내려갔지만 여전히 중국 기업들은 은행업종을 제외하면 밸류에이션이 높은 상황"이라며 "상하이 종합지수가 2700까지 조정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중국 우량주 주가가 매우 싸진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2~3년 정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지금부터 분할 매수하는 것도 좋다"면서도 "단기적 관점에서 투자하고자 한다면 당분간 변동성이 클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연주 연구원은 "19일 발표되는 중국 경제지표가 예상치보다 나쁘게 나와 금리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 오면 중국 외환보유액이 빠르게 감소하고 아시아 증시가 동반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중국 증시 전망은 한국 증시에도 커다란 악재가 될 전망이다. 최근 들어 한국 증시가 중국 증시 움직임을 따라가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스피는 연초 중국 증시가 폭락하자 올 들어 4.2% 하락한 상황이다. 최홍매 연구원은 "2012년 이후 한국 증시와 중국 증시 간 상관관계는 0.75로 매우 높다"며 "중국 상황이 나쁘면 한국 증시도 계속해서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증시가 추세적으로 반등하려면 결국 전 세계 경기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조용준 센터장은 "중국 증시 문제는 중국 정부만 부양책을 잘 쓴다고 되는 게 아니다"며 "중국 증시는 미국 기준금리가 올라가면서 국제 유가가 30달러 밑으로 떨어지고 사우디아라비아 재정적자가 GDP 대비 20%를 넘어가는 등 글로벌 경기 자체가 안 좋아지는 상황 때문에 약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물론 새해 들어 2주 만에 18%나 빠진 상하이 종합지수가 빠른 속도로 반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성연주 연구원은 "작년 8월에도 중국 정부가 지급준비율을 낮추는 식으로 돈 풀기 정책을 쓰자 하반기 들어 상하이 종합지수가 반등했다"며 "이번에도 중앙은행 지급준비율을 인하한다면 그때가 중국 주식을 저가 매수할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조용준 센터장은 "오는 2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천천히 하겠다는 정책 코멘트가 나와주면 중국을 포함한 대부분 증시가 안정을 찾을 것이고, 특히 중국 증시 반등폭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용환진 기자 /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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