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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저 넘어선 그로저, 신들렸던 15번의 포효
입력 2016-01-17 16:17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그로저가 그로저를 넘어섰다. ‘범접불가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하루였다. 그로저가 괴물 같은 강서브로 상대 코트를 혼란에 빠트렸다. 그로저가 보여준 15번의 포효는 말 그대로 ‘범접불가였다.
그로저는 17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KB손해보험과의 원정 경기서 선발 출전해 41득점 15서브에이스를 기록했다. 그로저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화재는 세트 스코어 3-1(22-25 25-17 25-22 25-20)로 승리를 거뒀다. 삼성화재는 시즌 16승 8패(승점 43)로 3위 현대캐피탈(승점 45)을 추격했다.
사실 그로저의 체력적인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로저는 이번 달 초 고국으로 돌아가 독일 대표팀에 합류했다. 일주일 간 총 5경기를 치른 뒤 지난 12일 한국으로 귀국했다.
그로저의 강행군은 계속 됐다. 시차 적응도 안 된 상황에서 다음날 곧바로 우리카드전에 출전한 것. 이런 악조건에서도 그로저는 36득점으로 5세트를 모두 소화했다. 팀의 3-2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 승리 후에도 그로저의 상태를 우려했다. 그로저 스스로도 피로를 호소하는 상황. 불과 이틀 휴식 뒤 열리는 KB손해보험전에 대한 걱정의 시선은 당연했다.
하지만 그런 우려를 불식이라도 하듯 그로저는 경기 초반부터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그로저의 강서브는 신들린 듯 상대 코트를 폭격했다. KB손해보험의 리시브 라인은 같은 코스로 날아오는 그로저의 강서브에 맥을 못 췄다.
이날 그로저는 두 개의 V리그 서브 기록을 경신했다. 1세트에서 먼저 대기록이 나왔다. 그로저는 1세트 4-3에서 3연속 서브 에이스를 성공시켰다. 믿기지 않는 장면은 곧바로 재현됐다. 이어진 15-10에서도 3연속 서브 에이스를 기록한 것. 그로저는 1세트에서만 6개의 서브 에이스로 V리그 통산 한 세트 최다 서브 에이스 기록(종전 5개, 숀 루니-김학민)을 달성했다.

2세트에서도 괴물 같은 강서브가 이어졌다. 그로저는 세트 초반 연속 서브 에이스로 승기를 가져왔다. 2세트에서도 서브 에이스 4개를 기록한 그로저는 스스로가 세운 한 경기 최다 서브 에이스 기록(종전 9개, 그로저)까지 넘어섰다.
서브 에이스에서만 활약하지 않았다. 3세트에서 그로저는 10득점으로 역전을 이끌었다. 4세트에서는 약간 힘이 떨어졌다. 하지만 영리한 연타 공격으로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세트 막판에는 연속 서브 에이스로 절정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이날 그로저는 41득점 15서브 에이스 공격성공률 46.29%로 맹활약했다. 삼성화재가 오매불망 기다린 이유를 단 한 경기로 보여준 그로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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