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여자농구 축제, ‘불모지’ 당진을 홀렸다
입력 2016-01-17 15:50 
"2015-2016시즌 KDB생명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이 17일 오후 충남 당진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6개 구단 대표 미녀선수들이 치어리딩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당진)=곽혜미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당진) 안준철 기자] 당진에서 올스타전을 시작할게유.”
여자 프로농구 올스타 팬투표 최다득표 기록을 경신한 최윤아(신한은행)가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올스타전 시작을 알렸다. 최윤아는 자신을 대전여상 출신이다”라며 충청도 출신이라고 콕 집어 소개했다.
충남 당진시는 프로농구나 여자 프로농구 연고지가 없는 지역이다. 여자프로농구연맹(WBKL)은 올해 올스타전을 당진시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연고가 없는 지역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함이었다. 과거 2012-2013시즌에도 WKBL은 경북 경산에서 올스타전을 개최한 적이 있다. 당진시 입장에서도 시민들이 즐길 볼거리가 필요했다. 당진시는 지난해 프로농구 창원 LG의 연습경기를 유치해 재미를 본 적 있다.
17일 당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은 말 그대로 성황이었다. 입장시간은 오전 11시부터였지만,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이 서 있었다. 더구나 당진실내체육관은 당진시내에서도 거리가 떨어진 외곽지대에 위치해 있다. 최윤아는 당진이라는 지역이 생소했지만, 다른 지역과 견줘도 뒤지지 않을 만큼 뜨거운 농구열기를 가진 것 같다”며 놀라워했다. 중부선발 팬투표 1위 이경은(KDB생명)도 버스를 타고 체육관에서 올 때 논·밭만 봐서 ‘과연 이런 곳에 체육관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많은 분들이 긴 줄을 서고 계셔서 놀라웠다”고 거들었다.
다양한 볼거리는 많은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본 경기 전에는 WKBL 코칭스태프와 연예인 농구단의 오프닝 경기가 펼쳐진다. 현역에서 은퇴한 코치들이 다시 코트를 누비는 장면만으로도 당진 팬들의 입꼬리는 절로 올라갔다. 본 경기 1쿼터 종료 후에는 6개 구단을 대표하는 미녀들인 홍아란(KB스타즈), 양지영(삼성생명), 강이슬(KEB하나은행), 이승아(우리은행), 전보물(KDB생명), 신재영(신한은행)의 W스페셜 공연이 펼쳐졌다. 이들은 최신가요에 맞춰 숨겨둔 끼를 발산했다. 미녀스타들의 색다른 모습에 체육관은 후끈 달아올랐다.
"2015-2016시즌 KDB생명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이 17일 오후 충남 당진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WKBL선수들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사진(당진)=곽혜미 기자
팬들과 함께 하는 행사도 인기가 높았다. 당진의 기지시 줄다리기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데서 착안해 올스타전 선수들과 팬들의 줄다리기 한판 승부가 벌어졌다. 승부는 팬들의 승리였다.
농구전문지 더 바스켓과 WKBL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역대 올스타전 사진전도 열렸다. 지금은 코치로 변신한 박정은과 전주원의 현역 시절 모습도 볼 수 있으며, 과거 진행됐던 다채로운 이벤트들도 사진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날 승리는 남부선발의 몫이었다. 물론 승패와 상관없이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의 흥행은 성공이었다. 농구불모지나 마찬가지였던 당진에서 농구저변을 넓히는 효과를 톡톡히 봤다. 당진시민들도 오랜만에 볼거리를 즐길 수 있었다. 윈윈이었던 올스타전이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