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레이더L] 한파 맞은 법원 파산부 `법정관리 기업자산 12조원 돌파`
입력 2016-01-17 15:45 
통합도산법 시행과 법인회생 제도 도입 이후 2006~2015년 전국 법인회생 신청 건수 [자료=대법원]

법인회생·파산 신청 건수와 규모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국 14개 법원에 회생·파산 신청이 1500건을 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현재 서울중앙지법 파산부가 관리하는 자산규모는 12억원대를 웃돈다.
17일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에 회생·파산을 신청한 기업 수는 1500건을 넘어 외환위기 직후보다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통합도산법(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법인회생 제도가 도입된 후 법원에 접수된 회생·파산 사건은 2007년 248건에서 2013년 1296건, 2014년 1411건, 2015년 1512건으로 크게 늘었다. 1998년에는 파산·회사정리 등 신청이 1343건으로, 1997년도의 492건보다 급증한 바 있다.
2000년대 들어 법정관리에 들어오는 기업 수와 자산규모는 감소 추세였지만, 2008~2009년도 리먼 브라더스 사태와 세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다시 늘어난 것이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파산부가 관리하는 법인회생 기업의 자산 규모는 12억원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기준으로 12억3500억원, 총 부채규모는 21조8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재계 18위인 현대그룹의 자산규모 12조6000억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추가 신청이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자산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큰 기업이 몰려 있는 서울 지역 기업의 회생·파산 관리를 담당해 규모가 전국 법원을 압도한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1999년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법정관리 기업 자산규모가 30조원대에 육박해 ‘재계 서열 5위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이 관리하는 법인 회생 사건 수는 2014년 367건에서 지난해 390건으로 늘었고, 법인 파산 사건 수는 2014년 246건에서 지난해 307건으로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벌써 중견 건설·토건기업인 동일토건과 경동건설이 법원에 회생 신청을 냈다.
한때 국내 시공능력평가 49위였던 동일토건은 자산규모 4046억원대에 부채규모 4241억원으로 지난 12일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대규모 미분양 적체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맞아 2011년 5월 워크아웃에 돌입해 정상화 노력을 밟았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산규모 554억원의 토목공사업체 경동건설도 11일 법원에 회생신청을 냈다. 건설경기 침체와 해외공사 손실 등 악재로 부채가 639억원으로 늘어난 탓이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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