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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삼성 간판스타’ 구자욱, 성장 3가지 조건
입력 2016-01-17 13:57  | 수정 2016-01-17 14:11
삼성의 차세대 간판스타 구자욱이 완전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이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차세대 삼성 라이온즈의 간판스타로 꼽히고 있는 구자욱(23)이 기대치에 어울리는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선 몇 가지 조건들이 필요하다.
2012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2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구자욱은 이미 삼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역이 됐다. 지난해 119경기에 나서 타율 3할4푼9리 11홈런 57타점 97득점17도루(7실패)를 기록했다.
타율 3할4푼9리는 1983년 팀 선배인 장효조(삼성)의 3할6푼9리에 이은 역대 신인 2위 기록이자 2015시즌 리그 3위 기록이었다. 단연 팀내 최고 타율. 이미 군복무 시절이었던 2014년 상무 소속으로 남부리그 타격왕에 오른 가능성을 1군 무대서 곧바로 뽐낸 것.
이제 삼성은 구자욱을 차세대 간판스타로 키울 복안이다. 기량 면에서는 성장가능성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수려한 외모와 대구 출신이라는 스타성에 군필이라는 장점까지, 향후 십수년 동안 삼성을 책임질만한 자원임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완전한 성장과 만개를 위한 조건들도 있다.
▶ 붙박이 주전, 고정 포지션이 필요하다
구자욱의 지난해 성적은 실질적인 프로 풀타임 1년차에서 거둔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런 조건에서 추가로, 한 시즌 내내 여러 포지션을 옮겨가면서 거둔 성과라는 점이다.
구자욱은 내야와 외야를 오가며 무려 5개의 포지션을 소화했다. 고교시절까지 주포지션이었던 내야의 3루수는 프로 입단 이후 상무를 거쳐 거의 소화하지 않았다. 상무에서는 주로 1루수와 외야수로 나섰다. 2015시즌에도 외야수와 1루수를 주로 소화했지만 팀 상황에 따라 3루수를 맡기도 했다. 외야도 좌익수, 우익수는 물론 중견수까지 두루 맡았다.
이런 다재다능함이 삼성의 선수 운용엔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득이 아닌 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류중일 삼성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류 감독은 최근 시무식을 마친 이후 취재진을 만나 구자욱에 대한 기용을 깊이 고민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류 감독은 구자욱은 내야를 본다면 1루수와 3루수”라며 고교시절까지 주포지션은 3루수였지만 송구력을 더 가다듬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1루나 외야가 더 낫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본인도 송구가 가장 힘들다고 한다. 3루는 포구와 송구를 모두 많이 해야 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다. 1루수나 외야수는 그런 부담감이 적은 편”이라며 장기적으로 봤을때는 외야가 가장 좋다. 걱정이다. 한 포지션에 정착을 해야 된다. 작년의 구자욱은 자신의 자리가 계속 나는 참 운이 좋은 케이스였다”고 설명했다.
선수의 타격재능과 신체적인 능력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고정 포지션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동시에 고정된 포지션을 갖지 못하면 주전으로 꾸준히 나설 수 없기에 진정한 풀타임 선수로 거듭나기 힘들다는 생각이다.
올해 삼성은 새롭게 영입된 외인 타자 아롬 발디리스가 3루에 붙박이로 고정된다. 외야 포화와 1루수 중복 등의 문제와 투수력 강화를 위해 대형 트레이드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 여기서도 구자욱은 당연히 대상이 아니다. 사실상 구자욱의 고정된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한 트레이드라는 시선으로 볼 수 도 있다.
구자욱은 주전 확보를 위해선 수비가 중요하다. 어느 자리도 괜찮다. 경기에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면서 나태해지지 않고 자만하지 않고 해야 할 것 같다. 내겐 모든 자리가 다 편하고 모든 자리가 다 어렵다”며 주전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 장타력 향상과 5툴 플레이어
지난해 구자욱은 5개의 3루타와 33개의 2루타, 11홈런을 때려내며 5할3푼4리라는 준수한 장타력을 기록했다. 공식프로필상 189cm 75kg으로 체구가 날씬한 편이면서 동시에 정확도에 방점을 둔 스윙을 하는 선수치곤 굉장히 높은 장타율이다. 더해 프로 입단 초기부터 2014년까지 ‘교타자에 가깝다는 평가를 ‘중장거리 타자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다로 바꾼 활약이다.
특히 1군에서 코칭스태프가 자세 교정과, 심리적인 접근의 동기부여를 새롭게 해준 것만으로도 부쩍 장타가 늘었다는 점이 더 놀랍다. 빠른 발과 정교한 타격을 바탕으로 많은 2루타를 양산할 수 있다는 점도 ‘중장거리 타자 구자욱에 대한 기대치가 큰 이유기도 하다.
더해 20개 이상의 홈런도 가능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김한수 삼성 타격 코치는 구자욱이 체격을 더 불리고 체계적인 준비를 할 경우 충분히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릴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구자욱 또한 홈런 숫자를 늘리기 위한 준비를 할 계획이다.
짧게 깎은 머리로 캠프를 앞두고 나타난 구자욱. 그의 모습에 캠프를 맞는 결의가 느껴진다. 사진=정일구 기자
구자욱은 지난해 두 자릿수 홈런은 처음 쳐봤다. 프로나 학창시절에 쳤던 것보다 더 많이 쳤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성적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만족하고 싶지 않다”며 더 많은 홈런을 올 시즌 목표로 잡았다.
20홈런 이상도 가능하다는 평에 대해선 20홈런을 치면 물론 좋겠지만 더 많이 치고 싶다”면서 기분 좋을 최소한의 정도가 20홈런일 것이다. 물론 만족은 못하겠지만...그렇지만 지금 몇 개의 홈런을 칠 수 있을지는 모른다. 홈런 숫자에 대해서는 의식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숫자에 대해선 의식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개인적인 목표는 이미 그 이상으로 잡고 있다는 뜻. 야구 열정과 욕심이 남다른 구자욱다운 각오다.
구자욱의 장타력 향상이 더욱 중요한 것은 더 완벽한 선수로 거듭날 수 있는 조건 중 하나기 때문이다. 구자욱은 소위 말하는 차세대 최고의 5툴플레이어(파워·정확성·수비·송구·주루)가 될 수 있는 재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고수준의 정확도를 제외한 파워와 수비, 송구, 주루 능력에선 보완점이 많다. 하지만 이제 겨우 20대 초반의 선수이고 신체조건이나 학습능력 , 노력이 남다른 만큼 충분히 도달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구자욱 스스로도 체력이 많이 약했던 것 같고, 시즌 때 잔부상이 많았었는데 부상을 방지하는 부분을 첫 번째로 챙겨야 할 것 같다. 힘도 약하기 때문에 웨이트도 꾸준히 해서 힘도 길러야 할 것 같고 중요한 부분에서 긴장하는 면이 있는데 올해는 중요한 순간에 많이 쳐서 그런 긴장감도 없애고 싶다. 수비도 부족했기 때문에 캠프에서 훈련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며 수많은 보완점을 떠올렸다.
▶ 나태함과 답보, 천재를 끌어내리는 덫
구자욱에겐 이미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천재라는 수식어에 더해 수려한 외모까지 모든 것이 히트였다. 이미 어지간한 리그 대표급 선수들만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만큼 귀한 선수이기에 걱정도 있다. 바로 ‘스스로의 덫에 빠지는 것이다.
이미 같은 길을 걸었고, 더 넓고 큰 길을 거쳐 화려한 많은 것들을 경험한 이승엽(40) 또한 그점을 당부했다. 이승엽은 구자욱은 워낙 잘하니까 이정도 외모에 실력이면 조금 겉멋이 들 수도 있는데 그런 것이 아직까지는 없는 것 같다”면서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다”라며 후배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렇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나태해지지 말고 지난해의 좋았던 것은 가지고 있되 자만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 다른 모든 팀들이 구자욱이란 선수에 대해 연구를 하고 집요하게 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잘 대비해야 한다”며 따뜻하면서도 엄정한 충고를 건넸다.
구자욱 스스로도 그 점을 더 잘 알고 있다. 구자욱은 지난해 ‘노력의 가치를 느꼈다. 정말 힘들게 열심히 캠프에서 훈련을 했는데 그 성과들이 시즌에 나타난 것 같다”면서 그래서 올해는 더 열심히 훈련을 할 생각”이라고 했다. 구자욱의 말대로 지난겨울 괌캠프에서부터 구자욱은 ‘가장 주목 받는 선수인 동시에 ‘가장 열심히 훈련을 하는 선수 중 1명이었다.
올해 많은 목표를 잡았다. ‘타격왕도 내심 구자욱이 노리는 타이틀이다. 목표를 높게 잡았지만 결코 자만하고 있지 않다. 괌은 더우니까 훈련을 잘 하려고 머리를 짧게 깎았다”며 고등학생 같은 짧은 머리로 시무식에 나타난 구자욱이었다.
많은 이들이 구자욱이 삼성을 대표하는 간판스타, 나아가 KBO리그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선 더 부단한 노력과 뼈를 깎는 정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많은 믿음을 보내는 것은 다른 어떤 재능도 아닌 구자욱이 보여주고 있는 그 ‘성실함이라는 최고의 가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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