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군대에서도 강의 듣고 학점 딴다…서울대 강좌 첫 개설
입력 2016-01-17 11:44 

서울대 재학생들은 올해 1학기부터 군 복무 중 부대에서 인터넷으로 원격 강의를 들으며 최대 6학점을 딸 수 있게 됐습니다.

서울대는 이달 교무처 산하에 '군휴학생원격수업운영위원회'를 개설하고 이번 1학기부터 교양과목 위주로 '군 휴학 중 원격수업 학점이수' 제도를 시범 운영한다고 17일 밝혔습니다.

현재 110여개 대학이 원격 학점이수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서울의 주요 대학에서 시행되는 것은 서울대가 처음입니다.


학교 측은 이를 통해 휴학자의 학업 단절을 막고 군 복무 중 자기계발을 독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군 복무 중인 서울대 학생은 정규 1학기당 3학점 이내, 복무기간 최대 6학점을 취득할 수 있게 됩니다.

시험은 출석해서 치르는 것이 원칙이지만, 사정에 따라 온라인 원격시험이나 과제 제출 등으로 대신할 수 있습니다. 수강료는 계절학기에 준해 책정됩니다.

서울대가 이같은 제도를 신설한 것은 작년 5월 국방부와 맺은 '교육 및 연구협력을 위한 협정'에 따라서입니다.

서울대 재학생인 병사는 한 해 1천500명 선입니다.

이번에 시범운영되는 강의는 이준구 경제학부 명예교수의 전공과목 '경제원론1'과 음대 전상직 교수의 교양과목 '음악의 원리' 등 두 과목입니다.

두 강의 모두 전공을 막론하고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다는 평을 듣습니다.

서울대는 "온라인 강의 경험이 있는 교수 중 동의를 얻어 학생들에게 지나치게 부담을 주지 않는 강의를 골랐다"고 설명했습니다.

시범운영인 만큼 두 강의는 학점을 주지 않고 급락(及落)만 구분해 급제는 'S'를, 낙제는 'U'를 부여하기로 했다. 이후 확대되는 강의에서는 필요에 따라 성적을 부여할 예정입니다.

이수한 교과목 성적은 학적부에 올라가지만, 평점 평균을 산출할 때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서울대 관계자는 "교양 과목을 중심으로 강의 수를 제한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며 "군 휴학생의 학업 중단을 막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서울대가 군 복무 중 학점취득 제도를 본격 시행함에 따라 서울시내 다른 대학에도 이 제도가 확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학생들은 환영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안에 입대를 앞두고 있다는 최모(22)씨는 "군대에 가서 공부하는 법을 아예 잊을까 봐 걱정했는데, 여가시간에 강의를 들으면서 학점도 취득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좀 더 다양한 전공의 교양강의가 개설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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