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다시 경제불안 신호?…美장단기 금리차 축소
입력 2015-12-31 15:19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9년 6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뒤 장·단기 금리차가 확 줄고 있다.
연준이 기준금리인상과 함께 공개시장조작 등을 통해 유동성을 대거 흡수하자 국채시장에서 단기금리가 급등했다. 하지만 장기금리는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전망이 나빠질때 장기금리가 하락한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올해 미국 경제전망을 불안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와 2년물 국채금리간 격차는 1.223%포인트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8년 1월 이후 8년여만에 최저수준이다. 지난 2014년말까지만 해도 장·단기 금리차는 1.5% 수준이었고 지난달 16일 연준 금리인상 직전엔 1.8% 포인트지 치솟은 바 있다. 이랬던 장단기 금리차가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후 단기국채 금리는 계속 오름폭을 키워가는 반면, 장기금리는 되레 소폭 떨어지면서 확 줄게 됐다.
장·단기 금리차 축소는 경제전망이 좋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를 넘어서는 금리 역전현상은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대표적인 신호중 하나다. 단기채 금리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반면 장기국채 금리는 미국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기대 등 거시경제 향방에 따라 움직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장단기 금리차 축소(커브 플래트닝)는 시장이 장기 경제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는 의미”라며 연준 주장처럼 경제성장과 물가상승이 예상될 경우엔 장기 금리가 더 크게 오르면서 금리 차이가 확대(커브 스티프닝)돼야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장기금리가 기대했던대로 움직이지 않자 연준은 또한번 시장 유동성을 대거 흡수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지난달 30일 2774억달러(325조원) 규모의 시중 유동성을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흡수했다. 국채를 담보로 한 환매조건부채권을 은행·머니마켓펀드(MMF) 등에 판매(역레포)해 일시적으로 돈을 거둬들 인 것이다. 연준은 지난달 16일 금리인상을 하면서 124조원을 똑같은 방식으로 흡수한 바 있다. 미쓰비시UFJ증권 미국지사의 존 헤르만 금리 전략가는 연준이 경제성장과 인플레에 대해 너무 낙관적”이라며 연준 정책 결정자들이 시장의 지적을 믿든 안 믿든 시간이 (금리 인상이 실수였는지에 대해) 말해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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