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넘쳐나는 유기농 화장품, ‘진짜’ 고르는 방법은?
입력 2015-12-31 13:29 

갈수록 심화되는 환경오염과 화학물질에 대한 우려로 인해 유기농 화장품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샴푸 없이 머리를 감는 ‘노푸(No Shampoo의 줄임말)의 유행이나 먹고 바를 수 있는 유기농 코코넛 오일 열풍이 이를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예다.
특히 올해 6월 24일부터 국내에서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고시법이 시행됨에 따라 관련 제품과 시장에 대중들의 이목이 더욱 쏠렸다. 그러나 정작 넘쳐나는 유기농 화장품 속에서 ‘진짜 친환경적이고 유해한 화학물질로부터 자유로운 제품을 찾는 일에 소비자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방법이 없을까.

◆ 유기농 원료 10% 이상 포함해야 ‘유기농 화장품 명칭 사용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 ‘천연과 ‘유기농의 기준은 모호했다. 하지만 올해 유기농 화장품의 기준에 관한 규정 제정고시를 통해 기존보다 가이드라인이 명확해졌다. 먹고 바르고 입고 쓰는 것까지 우리 생활 전반에 유기농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무분별한 유기농 마케팅의 범람을 막기 위해서다. 또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에 앞서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기준을 확인하고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식약처에서 고시한 내용을 살펴보면 유기농 원료, 식물 원료 등 용어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하고 제조공정, 작업장 및 제조설비, 포장, 보관 등의 기준이 포함됐다.

우선 유기농 화장품의 원료는 물을 포함해 유기농, 식물, 동물, 미네랄 혹은 그것에서 유래된 원료로만 만들어야 한다. 특히 전체 구성 원료 중 10% 이상을 유기농 원료를 함유하도록 돼 있다. 원칙적으로 화학 합성원료는 유기농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지만 자연에서 유래한 성분으로 대체가 불가능한 경우 정부에서 허용한 합성원료를 5% 이내로 사용 가능하다.
유기농 화장품의 제조 과정, 포장, 보관 상의 과정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한 내용에 따를 경우에만 유기농 화장품의 명칭을 쓸 수 있다. 가령 제조 과정 중 금지되는 공정으로는 유전자재조합 원료의 배합과 동물유래의 탈색, 탈취, 방사선 조사, 포름알데하이드 사용, 공기, 산소, 질소, 이산화탄소, 아르곤 가스 외의 분사제 사용 등이다. 또한 유기농화장품의 용기와 포장에는 폴리염화비닐(PVC))과 폴리스티렌폼을 사용할 수 없다

◆ 해외 인증기관의 인증마크 확인해야
‘유기농 화장품의 기준에 관한 규정에서 유기농 원료란 ‘외국 정부(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에서 정한 기준에 따른 인증기관으로부터 유기농 수산물로 인증 받거나 이를 고시에서 허용하는 물리적 공정에 따라 가공한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유기농 원료를 인증해 줄 기관이 없어 해외 인증기관에서 인정한 유기농 원료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외 대표적인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는 미국, 유럽 연합, 일본 등의 공신력 있는 정부 산하 기관이나 국제유기농업운동연맹(IFOAM)에 등록된 인증기관에서 부여한 유기농 인증마크를 부착하고 있다. 미국USDA, 독일 BDIH, 프랑스 ECOCERT, 독일 BDIH, 유럽의 NATRUE 등이 대표적이다.
그 중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 농무부 USDA Organic은 물과 소금을 제외한 나머지 성분의 95% 이상이 유기농 성분으로 이뤄져 있고, 원료 재배 기간 중 3년간 화학 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제품에 한해 유기농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중인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 중 미국 브랜드 닥터 브로너스는 미국 USDA의 인증을 받은 제품군을 가장 많이 보유한 브랜드로 유명하다.

◆2020년 국내 유기농 시장 규모 3000억 전망…인증 기관 더 필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세계 유기농 화장품 시장의 규모는 현재까지 연 평균 7~8%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의 ‘글로벌 유기농 퍼스널케어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도 세계 유기농 시장이 2013년 83억6000달러에서 2020년 156억9000달러(연평균 9.3% 성장률)로 더욱 커질 것이라 내다봤다.
전세계적으로 유기농 제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국내 유기농 시장도 덩달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기준 우리나라 유기농 시장 규모는 1억4000달러(한화 약 1594억원)였으며 2020년에는 2억6000달러(2960억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여전히 유기농 제품 및 화장품을 안전하게 믿고 사용할 수 있도록 적법한 인증을 해주는 기관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유기농 화장품 인증을 전문적으로 해주는 기관이 빨리 마련돼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코트라 관계자는 ‘K-뷰티로 불리며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우리나라 화장품이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이유는 친환경 인증 취득이 저조하기 때문”이라며 관련 인증 기관 등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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