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세계 최대 연기금` 日공적연금, 이사장 독단 없앤다
입력 2015-12-27 15:21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GPIF)이 연금 이사장의 운용권한 독점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바꾸기로 했다.
아베 정권 들어 GPIF의 국내외 주식투자비중이 크게 높아지면서 투자위험이 커지고,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이사장의 독단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뜯어고치기로 한 것이다.
27일 요미우리 등에 따르면 후생노동성은 최근 GPIF 9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경영위원회를 설치, 이사장과 함께 10명이 합의제로 운용 포트폴리오 구성 등 주요 경영의사결정을 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 개혁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경영위원은 연금을 내는 기업과 노동조합 대표가 추천하는 2명을 포함해 9명의 금융·자산운용 전문가로 구성된다. 임명권은 후생노동상이 갖는다. 후생노동성은 또 경영위원 9명중 3명 이상이 참여하는 감독위원회를 설치해 GPIF 자산운용을 수시 점검하기로 했다.
그동안 GPIF 투자포트폴리오 구성 등 운용 방향은 이사장과 운용담당이사(CIO), 이사 3명으로 구성된 집행부가 결정해왔다. CIO를 임명할 때 후생노동상 승인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GPIF의 모든 의사결정을 이사장이 절대적인 권한을 가지고 행사해왔다. 하지만 국채 위주 보수적인 투자만 해왔던 GPIF가 아베 정권 들어 국내외 주식과 해외 채권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면서 지배구조 개선 문제가 줄기차게 제기돼 왔다. 아베 정권은 지난해 10월 자산규모 139조3000억엔(1350조원·9월 말 기준)인 GPIF 채권투자비중을 40%로 낮추고, 국내 주식 투자비중을 12%에서 25%로 두 배로 늘리는 등 공격적인 운용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GPIF의 주식투자 확대는 일본은행 양적완화와 함께 도쿄 증시 최대 버팀목이 돼왔지만 지난 여름 이후 중국 경제 둔화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7~9월(일본 회계연도 2분기)에 7조9000억엔( 74조원)의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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