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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2015 프로야구] 5 : 와일드카드 신설, 신의 한 수
입력 2015-12-27 06:01 
지난 5월 29일 이후 1~4위는 삼성, NC, 두산, 넥센의 전유물이었다. 그 가운데 와일드카드는 KBO리그를 더욱 흥미롭게 만든 최고의 요소였다. SK는 그 박 터지는 싸움의 최종 승자였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다사다난, 이 말이 딱 어울리는 2015년 프로야구다. 1982년 출범 이래 사상 첫 10구단 시대를 열었으며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웠다.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하지만 부끄럽고 시끄러웠던 일도 많았다.
‘MK스포츠는 12월 1일부터 31일까지 2015년 프로야구의 이슈를 숫자로 정리한다. 올 한 해가 남은 날짜만큼 풀어간다. 12월 27일은 2015년의 남은 5번째 날이다. 5에 관한 이슈를 들여다본다.<편집자 주>

5 : 와일드카드 제도 신설
kt가 KBO리그에 10번째 구단으로 참여하면서 팀당 경기수가 128경기에서 144경기로 늘었다. 확대된 건 정규시즌만이 아니다. 포스트시즌 또한 더욱 판이 커졌다. 와일드카드 제도가 신설되면서 무승부가 없을 시 최대 19경기를 치르게 됐다.
포스트시즌에 나갈 확률은 1년 전보다 5.6% 올라갔다(44.4%→50%). 몇 경기 승차 이내 같은 특정 조건도 없었다. 5개 팀에게 가을야구 열차 탑승 티켓을 ‘100% 보장됐다. 중간만 가도 가을야구를 할 수 있었다.
와일드카드 제도 도입은 성공적이었다. 아이러니하게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뜨거웠던 자리싸움은 5위였다. ‘현실적으로 넘볼 수 있는 위치였다. 상위 네 자리는 고정이었다. 삼성, NC, 두산, 넥센 만이 자리해, 이들끼리 위아래를 오갔다.
지난 5월 29일, SK가 4위에서 5위로 내려간 뒤 절대 바뀌지 않았다. 다른 6개 구단에겐 좀처럼 깨기 어려운 유리천장이었다. 과거 4강 제도였다면 맥이 빠지는 레이스였다. 하지만 4강이 아닌 5강이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5위는 희망이었다.

5위 싸움은 가장 박이 터졌다. SK, 한화, KIA, 롯데가 물고 물리면서 치열한 다툼을 벌였다. 이들이 맞붙기만 하면 긴장감은 백배였다. 5위부터 8위까지는 요동을 쳤다. 하루가 멀다 하고 5위의 주인은 계속 바뀌었다. SK는 정규시즌 144경기를 다 치르고도 와일드카드 결정전 출전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그만큼 간극은 촘촘했다. 언제든지 뒤집어질 수 있었다.
와일드카드는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가장 큰 이슈였다. 자연스레 관심이 커지면서 흥행에도 불을 지폈다. 메르스 사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한 해, 와일드카드는 KBO리그의 흥행 바람을 일으킨 ‘주요 배경이었다.
와일드카드 싸움은 위에도 영향을 끼쳤다. 그 동안 3위와 4위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그러나 와일드카드로 3위와 4위의 혜택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시즌 막바지까지 두산과 넥센의 3위 싸움마저 흥미진진이었다. 그리고 지난 10월 4일 잠실 KIA-두산전이 끝난 뒤에야 3위와 4위, 5위가 모두 가려졌다. 와일드카드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흥미로운 레이스였다.
게다가 그 와일드카드 결정전마저 재미 백배였다. 4위 넥센과 5위 SK의 정규시즌 승차는 8.5경기. 그러나 ‘단판이 될지 모를 승부에 그 간극은 무의미했다. 총력전이었다. 연장 11회 김성현의 끝내기 실책으로 4시간38분의 혈투가 끝났다. 그저 한 경기가 아니었다. 이 한판은 향후 포스트시즌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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