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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제일기획 시대 라이온즈 2막은?
입력 2015-12-12 11:17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제일기획 스포츠단에 정식 편입됐다. 라이온즈 시대 2막은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까.
삼성은 지난 11일 제일기획을 통해 야구단의 공식 이관을 밝혔다. 삼성 라이온즈는 이로써 2016년 1월1일 제일기획으로 이관되면서 삼성그룹 소속 모든 프로스츠구단과 한솥밥을 먹게 된다.
앞서 제일기획은 2014년 4월부터 2015년 6월까지 삼성그룹의 4개 프로스포츠 구단(축구단, 남∙녀 농구단, 배구단)을 인수했다. 이제 삼성 라이온즈까지 제일기획의 품으로 들어가게 된 셈이다.
독자적인 법인이었던 삼성 라이온즈이지만 규모면에서는 삼성내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제일기획에 비할바가 못된다. 그러나 삼성 그룹내에서도 특수한 위치에 있었던 삼성 라이온즈가 모든 프로스포츠 구단과 같은 울타리에 들어가게 된 것은 그리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
제일기획은 이관 소식을 알리면서 향후 구단의 운영의 방안이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제일기획은 20여년간 축적해온 스포츠 마케팅 전문 역량과 보유 구단들 간의 시너지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 등 삼성 라이온즈를 더욱 강력한 명문구단으로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국내 프로 스포츠 리그 환경의 변화에 따라 구단들은 과거 승패만을 중요시했던 ‘스포츠단에서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과 팬 서비스를 통해 수입을 창출해내는‘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향후 생산적인 수익구조 마련에 더욱 힘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사실 야구단을 지원하는 모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연간 수백언원의 운영비가 투자되는 야구단은 돈 먹는 공룡이다. 국내 제1의 스포츠라는 위치와 홍보효과, 상징성 등 때문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아직 큰 수익을 내긴 어려운 구조. 하지만 기업의 사회환원 의미까지 더해, 그런 수익성은 크게 고려되지 않았거나 애써 무시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 제일기획의 향후 삼성 라이온즈 운영방안은 과거와는 분명 다르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스포츠마케팅도 대거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제일기획은 우리는 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 LPGA골프, 첼시FC 등 국제적인 스포츠 스폰서십과 관련 마케팅 활동을 수행해왔다”며 또한 축구단 인수 후 K리그 유료 관중비율 1위 달성, 유소년 클럽 등
선수 육성시스템 강화, 통합 패키지 스폰서십과 브랜드데이 도입 등 마케팅 수익 창출의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며 스포츠 경영능력을 입증하고 있다며 그간의 성과를 강조했다.

이런 능력이 프로야구와 결합될 수 있다는 비전이다.
제일기획이 추구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프로야구 구단들이 지향해야 할 지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동시에 ‘최고를 원하는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는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는 지점이다.
당장 K리그의 중심축이었던 수원 삼성은 제일기획 이관 이후 운영비가 상당 부분 감소했다. 이런 조치는 삼성 라이온즈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제일기획은 이관 작업 이후의 모습에 대해 ‘스포츠 구단 마케팅 혁신 작업이라는 표현을 했다. 제일기획이 시도하는 한 단계 진보한 마케팅과 ‘최고 지향의 운영이라는 그간의 방향성이 상충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 그룹 전체가 시도하고 있는 효율성 강화의 혁신의 바람을 삼성 라이온즈도 피해갈 수 없는 모양새다.
이런 조짐은 이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도 감지됐다. 삼성은 야수 최대어 중 한 명이었던 박석민(NC)을 잡지 못했다. 또한 내년 가장 중요한 전력이었던 마무리 투수 혹은 셋업맨 후보가 다수 시장에 나왔지만 어떤 선수도 잡지 않았다.
삼성은 비상식적으로 흘러가는 FA 시장에 뛰어들지 않고 내부 육성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새로운 시대를 시작하는 상황에서 대형 계약은 과거 유산으로 혁신을 발목잡을 수도 있기에 삼성이 소극적으로 움직였다는 관측도 있다.
어찌됐든‘라이온즈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것은 분명하다. 제일기획은 새로운 홈구장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제일기획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라이온즈의 힘찬 도약을 기대해 달라”는 말로 이관의 입장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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