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툭 하면 펀드매니저 교체` 철학있는 투자 갈길 먼 자산운용업계
입력 2015-12-06 16:23 

자신만의 운용 철학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의 중장기 수익을 추구해야 할 펀드매니저들의 잦은 교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자산운용사들의 경우 매니저들의 평균 근속년수가 3년에도 모자라 펀드 운용 안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6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펀드매니저가 10명 이상인 24개 국내외 자산운용사(10월 말·공모펀드 기준) 펀드매니저들의 평균 근속년수는 4년10개월로 집계됐다. 외국계를 중심으로 한 일부 운용사는 등록된 매니저 수가 실제와 달라 통계에서 제외됐다.
흥국자산운용과 현대자산운용은 펀드매니저 근속년수가 각각 2년7개월과 2년9개월로 가장 짧았다. 특정 펀드의 운용인력 교체가 잦을수록 고유의 운용전략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정성이나 수익률 측면에서 펀드 투자자들에게는 분명한 악재다.
실제로 흥국자산운용의 ‘마켓리더스 펀드의 경우 지난 2009년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총 8번이나 펀드매니저를 교체했다. 2010년 10월부터 2년 동안에는 펀드를 총괄하는 책임운용인력이 5번이나 변경됐다. 이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2%, 최근 3년과 5년은 각각 -2.8%와 -12.3%로 부진하다.

현대자산운용의 ‘현대퇴직연금인덱스40과 ‘현대밸류플러스 등은 2009~2010년 설정 후 책임 및 부책임운용인력이 최소 6번 이상 바뀌었다. 유리자산운용의 ‘유리슈퍼뷰티 ‘유리코리아성장&배당과 NH-CA자산운용의 ‘NH-CA대한민국녹색성장연금도 운용인력이 5번 이상 교체됐다.
반면 대형운용사들은 대체로 양호한 모습이다. 공모펀드 수탁고가 10조원 이상인 6개 운용사 중 미래에셋(6년8개월), 삼성(5년7개월), 한국(5년5개월), KB(5년3개월) 운용의 매니저 평균 근속년수가 모두 5년을 넘었다. 신한BNP파리바운용은 3년11개월로 대형운용사 중에는 기간이 가장 짧았다. 중소형 운용사 가운데서는 ‘신영마라톤 ‘신영밸류고배당 등 가치투자 철학을 추구하는 신영자산운용 매니저들의 근속년수가 평균 92개월에 달해 다른 운용사들과 큰 차이를 보였다.
펀드매니저들의 근속년수는 지난 2008년 해외펀드 대규모 손실을 시작으로 매니저들의 교체 및 이탈이 이어지며 크게 줄어든 바 있다. 2010년 말 기준 평균 근속년수는 3년10개월, 평균 3년이 안 되는 운용사만 6곳에 달했으나 이후 시장이 안정세를 찾아가면서 2012년말 기준 4년 6개월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최근 3년간은 큰 변동이 없다. 지지부진한 국내 증시로 인해 공모펀드 시장이 지속적으로 위축되는 환경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 시장의 관심을 모으지 못한 소규모 펀드를 장기적으로 운용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펀드 운용인력이 귀해진 요즘 시장에서 운용사가 먼저 매니저를 교체하는 일은 드물다”며 특정 기간 동안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 매니저들이 스스로 자리를 옮기거나 업계를 떠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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