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활성화 위한 `서비스법·원샷법` 처리 목빼고 기다리는 재계
입력 2015-12-06 15:47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하 서비스법)과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정부와 여당이 경제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통과시키려고 하는 법이다.
서비스법은 2012년 7월 발의된 이후 3년 4개월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제조업에 의존했던 한국 경제가 수출 부진으로 휘청거리고 있어 서비스업 비중을 높여 고용·성장 측면에서 새로운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는 이 법이 통과되면 일자리 69만개가 새로 생기고 잠재성장률이 0.2~0.5%포인트 높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법안은 △중장기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 구성 △서비스산업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전문 연구기관과 교육기관 육성 등 산업 인프라 강화 △서비스산업에 대한 창업·해외진출 지원 등 크게 4가지를 골자로 한다.
하지만 야당은 이 법안이 ‘의료영리화를 촉진할 수 있다며 법안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사실 법안 어디에도 ‘의료라는 단어는 들어있지 않다. 하지만 야당은 기재부 장관이 서비스산업 발전을 주도하게 되면 결국 의료영리화가 논의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정부는 의료정책의 변경은 의료법 개정을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의료영리화와는 전혀 상관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야당은 또 법안이 적용될 대상에서 아예 의료영역을 빼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정부는 보건의료산업은 다른 서비스업과 비교해 성장잠재력이 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번 법안에서 제외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고령화와 소득증가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수 밖에 없어 보건의료 산업의 관심도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현재 한국의 GDP 대비 의료산업 비중은 5.1%로 미국 12.3%, 독일 7.8%, 일본 7.3%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원샷법은 철강·조선·석유화학 산업과 같은 과잉공급 분야에 있는 기업들이 인수·합병(M&A) 등으로 선제적 사업 구조재편을 할 경우 금융·세제 지원을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내 주력사업이 성숙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기업들이 경영자원을 신속하게 재배치하고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속한 사업재편을 도와주자는 것이 도입 목적이다.
하지만 야당은 원샷법이 자칫 재벌총수 일가의 상속 등에 악용되며 대기업에만 유리한 법이 될 수 있다며 반대급부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 연계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원샷법에서 대기업을 빼라는 야당 요구에 대해 재계는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 보다 대기업이 부실화하는 속도가 훨씬 빨라지고 있는데 정작 대기업이 지원 대상에서 빠지면 원샷법의 법제화 효용성이 사실상 없을 것이라는 논리다.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한계상황에 처한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계 기업 가운데 대기업 비중은 2009년만 해도 9.3%에서 작년 14.8%로 5년새 5.5%포인트나 불어났다. 같은 기간 한계 중소기업 비중이 1.8%포인트(13.5%→15.3%) 늘어난데 비하면 속도가 훨씬 더 빠르다. 특히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수출 주력업종 가운데 한계 상황을 맞은 기업이 많다.
고용이 전국경제인연합회 규제개혁팀장은 대기업이 원샷법을 악용한 사실이 확인되면 지원 금액의 최대 3배까지 과징금을 물릴 수 있도록 하는 등 보완 장치가 마련됐다”며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개편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가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동철 기자 / 최승진 기자 /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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