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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표’ 최승준을 SK로 이끈 정의윤 효과
입력 2015-12-06 12:36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LG 유니폼을 나란히 입었던 최승준과 정의윤. 이제는 SK 유니폼을 함게 입는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최승준(27)은 제2의 정의윤(29)이 될 수 있을까. SK의 바람은 그러하다. 또 한 번의 ‘잭팟이 터지기를.
SK는 LG로 이적한 자유계약선수(FA) 정상호(33)의 보상선수로 최승준을 지명했다고 6일 발표했다. 거포 내야수가 필요했던 SK로선 LG의 보호선수 명단(20명)을 살피며 선택의 폭이 좁혀졌다. 그리고 최승준 영입으로 의견을 모았다. 큰 이견은 없었다.
SK는 최승준에게 관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LG와 트레이드를 조율하면서 최승준도 후보에 올려뒀다. 당시에는 이루지 못했으나 반년도 안 돼 영입작전은 성공이다. 정상호가 떠났지만.
SK가 ‘최승준 바라기가 된 건 몇 가지 매력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최승준은 인천 동산중-동산고 출신이다. 지역 프랜차이즈 스타로 키울 여건을 갖췄다. 이 점은 이번 보상선수 지명과 관련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최승준의 ‘한방에 대한 기대가 크다. 최승준은 LG에서 차세대 거포로 불렸다. 2013년에는 퓨처스리그 홈런왕을 차지했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도 홈런 11개를 쳤다. 무릎 부상 등으로 48경기 출전에 그친 가운데 52타점을 올렸다. 해결사 자질을 갖췄다.
KBO리그 통산 36경기에서 타율 1할6푼4리에 그쳤다. 올해는 개막전 4번타자까지 맡았으나 타율 7푼7리로 부진했다. 타격 타이밍을 찾지 못했다. 1군 8경기 출전 후 다시 콜업되지 않았다. 2006년 프로 입문 이래, 보여준 게 없는 ‘그저 그런 선수였다.
하지만 ‘좋은 선수로 클 잠재력은 여전히 갖고 있다. 1988년생으로 나이가 적지 않다. 지난 7월 트레이드로 SK 유니폼을 입은 정의윤보다 2살 연하다.
정의윤의 성공은 SK가 최승준을 지목한 또 하나의 이유다. 정의윤은 지난 7월 인천행 열차를 탑승한 뒤에야 무거웠던 짐을 내려놓았다. 타율 3할2푼 14홈런 51타점을 올리며 SK를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이끌었다. 어느새 SK의 4번타자는 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이 됐다.
바람을 타고 홈런이 잘 터지는 SK의 홈구장 특성도 반영됐다. 최승준의 장점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미 성공사례는 있다. 정의윤처럼 마음의 짐을 덜을 경우, 비로소 잠재력이 폭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번 경험했으니 또 한 번 시도할 수 있는 것이다. 모험일지 모른다. 그러나 성공의 자신감은 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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