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끝낼 수 없다면…박재상-고영민, ‘백기’도 최선책
입력 2015-12-06 06:01  | 수정 2015-12-06 09:28
둥지를 찾지 못한 FA, 박재상(왼쪽)과 고영민(오른쪽).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일주일의 시간은 또 그렇게 흘렀다. 접촉 가능한 구단이 1개에서 9개로 늘었으나, 그만큼 계약 확률이 9배로 늘어나지 않았다. 기약 없는 기다림이었다. 예상은 했으나 현실은 생각보다 더욱 냉혹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문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아직 사람은 남아있다. 하나도 아닌 둘이나. 시간은 야속하게 흘러가는데, 그 문 안으로 이끌어 줄 구단이 없다. 지난 5일까지 원 소속구단을 제외한 타 구단도 박재상(33)과 고영민(31)을 찾지 않았다. 애가 타는 건 선수들뿐이다.
아직 시간은 남아있다. 내년 1월 15일까지 원 소속구단을 포함해 10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 주어진 선택지도 10개는 아니다.
‘부익부 빈익빈의 시장에서 그들은 철저하게 외면 받았다. 타 구단과 협상 가능한 FA가 쏟아지자, 각 구단은 이틀 만에 383억원의 돈을 썼으나 이 둘에게만은 지갑을 열지 않았다. 하루 이틀이 지나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현실은 냉정하다. 몇몇 구단은 이미 FA 시장을 철수했다. 아직 FA 선수가 남아있어 공식적으로 발표만 안 했을 따름이다. 눈치 싸움이다. 물론, 긍정적인 뜻이 아니다. 더욱이 새 시즌을 맞아 선수 구성이 사실상 끝났다. 보류 명단 제외 선수를 검토하는 수준이다.
박재상과 고영민에게는 31일의 시간이 주어진다. 그러나 고행의 시간이기도 하다. 현실적으로 새로운 팀 찾기는 물 건너갔다. 앞서 일주일의 시간, 그것도 둘만 남은 5일의 시간 동안 관심 밖이었다. 수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갑작스레 상황이 180도 달라질 가능성은 극히 낮다.
위험부담이 크다. 연봉 200% 혹은 300%의 보상 규모는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박재상의 올해 연봉은 1억6000만원이었다. 고영민은 1억도 안 됐다(7500만원).
문제는 보상선수 명단(20명) 미포함 선수를 내주는 것이다. 어느 정도 새 시즌 구상을 마친 가운데 누구를 주면서까지 이 2명을 영입해야 할 당위성 및 필요성이 떨어진다. 순수 보상금액만 줘도 되는 kt가 있으나, 정작 흥미를 갖지 않는다.

현실적인 방안은 원 소속구단과 협상이다. 박차고 나갔던 협상테이블에 다시 앉아야 한다. 하고 싶은 야구를 계속 하려면, 그 차가운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
원 소속구단과 계약할 수 있다. 그러나 성에 차는 계약조건이 절대 아닐 것이다. 그게 싫어 시정의 평가를 받겠다던 둘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나쁜 계약조건이 제시될지 모른다. 지금껏 FA 미아의 행보가 그랬다. 그나마 원 소속구단이 등을 돌리진 않았다.
헐값이다. 하지만 이를 감수하느냐가 ‘프로야구선수 박재상과 고영민의 앞날을 비출 ‘빛이다.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할지 모른다. 끝낼 수 없다면, 다음을 바라보고 뛰어야 한다. 현재보다 나은 미래를 기약하며. 박재상의 16번째 시즌, 고영민의 15번째 시즌은 결국 스스로의 의지에 달렸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