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계좌이동제 한달…갈아탄 계좌 하루평균 1000건
입력 2015-12-03 17:18  | 수정 2015-12-03 19:34
은행 고객 대이동을 예고하며 주목을 끈 계좌이동제가 시행된 지 한 달 동안 통신비 자동이체를 포함해 총 13만5000건의 자동이체 변경이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5000건의 자동이체 변경이 이뤄졌다.
신청자 1명당 평균 자동이체 변경건수가 5건임을 감안하면 하루 1000명씩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긴 셈이다. 금융결제원은 3일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계좌이동제 시행 첫달 이용 현황을 발표했다. 계좌이동을 할 수 있는 금융결제원 페이인포(www.payinfo.or.kr) 사이트 접속자는 한 달간 48만5000명이었다. 계좌이동제 시행 첫날 한 달간 접속자의 절반 가까운 사람이 접속했다. 시행 첫날인 10월 30일의 접속자 수가 전체 접속 건수의 43.1%인 21만건의 접속이 이뤄졌다. 첫날 변경은 전체의 17%(2만3000건), 해지는 39.3%(5만7000건)였다.
시중은행의 한 부행장은 "내년 2월까지는 계좌이동이 제한적으로 가능해 고객들의 반응이 뜨겁지 않다"고 말했다. 또 은행들 간 차별점이 없다는 것도 계좌이동이 부진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그는 또 "계좌이동제 본격 시행을 전후해 은행들은 다양한 상품을 쏟아냈지만, 자동화기기 수수료 면제와 금리 우대 등 유사 서비스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계좌이동제 시행에 따른 은행 간 경쟁은 인터넷뱅킹이나 은행 창구에서 주거래 계좌를 옮길 수 있는 내년 2월부터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은 내년부터 추가 상품 출시와 온·오프라인 프로모션 등을 통해 경쟁 은행 고객을 적극적으로 빼앗아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날 계좌이동제에 대비해 금융권 멤버십을 통합해서 사용할 수 있는 '하나멤버스' 가입 인원이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하나멤버십은 하나금융 계열사의 금융거래 실적에 따라 '하나머니'를 적립하고 이를 금융거래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한 서비스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은행별 계좌이동 실적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이윤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현재는 계좌를 통합하고 정리하는 실수요자들이 많아 은행별 실적을 공개할 경우 은행별 경쟁에 대한 '미스 리딩'이 될 수 있다"며 "나중에 서비스가 완벽하게 되고 은행 간 경쟁이 일어나면 은행별 실적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은 계좌이동과 관련한 수치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계좌이동제의 최대 수혜자로는 우리은행으로 손꼽히고 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계좌이동 시행 첫 일주일 만에 2000여 개 계좌 순유입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박준형 기자 / 김덕식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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