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5년만에 상승세 멈춘 대구 집값
입력 2015-12-03 17:13  | 수정 2015-12-03 19:05
최근 5년간 전국에서 가장 뜨거웠던 대구 아파트 매매시장이 급격히 식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택시장 촉각이 곤두섰다.
일단 겨울 비수기라는 계절적 요인이 큰 것으로 보이지만 대구 시장이 지난 몇 년간 너무 달아올라 이제 식을 때가 됐다는 지적도 고개를 들었다. 지방 공급과잉 우려가 대구에서 현실화하는 것이란 시각도 없지 않다.
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대구 아파트 매매가는 보합세(0%)로 돌아섰다. 겨우 하락세를 면한 수준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2010년 8월 첫째주 -0.02% 이후 5년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대구 아파트 값은 최근 수년간 고공행진했다. 감정원에 따르면 2011년 한 해 동안 무려 13.7% 올랐다. 올해도 지난달까지 9.01% 올라 전국 평균(4.67%) 두 배에 육박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0년 3.3㎡당 526만원이던 대구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달 27일 기준으로 888만원까지 뛰었다. 59㎡ 기준으로 환산하면 5년 새 2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실제로 대구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수성구 범어동의 '유림 노르웨이숲' 전용면적 85㎡는 2010년 2억6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최근 6억원대 초반에 계약됐다.
가격이 지나치게 많이 올랐다는 점 외에 공급과잉 우려도 대구 시장을 급격히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연평균 1만5000가구를 넘지 않던 대구 아파트 입주 물량은 내년 2만7000여 가구에 이를 전망이다. 1만가구 안팎이던 분양 물량이 2013년 2만2000여 가구까지 급증한 탓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공급과잉 문제는 지역마다 상황이 다른데 대구에서 가장 먼저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지난해와 올해 분양물량이 각각 2만6000여 가구와 1만6000여 가구로 예년에 비해 많다는 점이다. 공급과잉 문제가 내년부터 2~3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매매시장 급랭 조짐은 서울·수도권에서도 포착됐다. 이날 감정원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강동구가 지난해 12월 이후 1년 만에 처음으로 0.05% 떨어지며 하락 반전했다고 밝혔다.
6000가구에 육박하는 둔촌 주공아파트 재건축 추가분담금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주 부동산114는 강동구 외에도 노원구(-0.03%)와 관악구(-0.06%) 아파트 값도 지난해 상반기 이후 처음 하락세를 기록했다고 밝혔지만 감정원 조사에서는 아직 소폭 상승세를 유지했다.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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