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레이더P] 새누리당 계파별로 치열한 ‘총선 셈법과 논리’
입력 2015-12-03 14:22 

올해 정기국회가 마무리 되는 12월 9일까지 불과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총선을 앞두고는 정치권이 언제나 그랬듯이 정기국회가 끝나면 여야는 모두 내년 총선 대비에 돌입하고, 자연스레 당내 경선룰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른다.
공천룰이 어떤식으로 정해지느냐는 앞으로 총선에서 자신이 살아남고 죽을지를 정하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된다. 따라서 벌써 여야 내의 계파 의원들은 자신과 자신이 속한 계파에 유리한 공천룰을 언급하며 주도권 경쟁을 시작하고 있다.
특히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는 공천룰을 둘러싼 몇갈래의 전선이 형성돼 있다. 예산안 처리 문제에 몰두하느라 공천룰 갈등이 수면아래로 깊게 가라앉았지만 결국 물밖으로 나오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다. 현재 ‘전선‘의 상태를 정리했다.
◆ 친박, 우선추천제 활용 ‘TK 물갈이 겨냥
새누리당 내 친박(친박근혜)계는 당내 경선에서 국민과 당원 비율을 현행 당헌·당규대로 50대 50 실시와 우천추천 적극 활용을 주장한다. 친박 핵심인 유기준 새누리당 의원은 1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당원 당규에 맞추어서 ‘국민 50, 당원 50으로 하고, 현역 의원들의 경쟁력이 약해서 당선 가능성이 약할 것으로 보이는 지역은 ‘우선 추천지역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친박계 의원들이 ‘우선추천제를 주장하는 이유에는 ‘우선 추천제를 활용해 사실상 과거와 같은 전략공천을 실시하려는 의중이 있기 ?문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관료를 지냈거나 청와대에서 근무를 했던 친박 인사들이 20대 총선에 대거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이 현역 의원들에 비해 인지도와 지지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내세우며 대구·경북(TK) 지역에 전면배치할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친박은 박근혜 정부 후반기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비박계가 장악한 당내 주도권은 친박계가 가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인사들이 대거 국회로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즉 여당 텃밭인 TK를 통해 안전하게 당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중이다.
◆ 비박, 경선 국민참여 비율 높여야”
김무성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비박계 의원들은 국민참여(여론조사 등) 비율을 거론한다. 이미 사실상 ‘오픈 프라이머리가 무산된 이상 국민참여 비율을 70%까지 끌어올려 오픈프라이머리에 버금가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국민참여 비율이 올라갈 수록 현역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박은 현재 비박 위주의 현역의원들에게 유리한 규칙이라며 탐탁치 않아한다. 친박은 김무성 대표가 총선 이후 자신의 위상을 고려해 지역구내 인지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현역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조사 등 비율을 높이려는 것으로 본다.
그러자 비박계는 야권을 끌어들이는 모양새다. 대표적 비박계 중진의원인 정병국 의원은 야당은 공천권을 가지고 갈등하지 말고 정책의 목적과 지향점을 국민에게 알리는 상향식 공천제도 도입을 위한 협상에 동참해야 한다”며 우리는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며 정치를 한 단계 발전시켜야 하는데, 그 첫걸음이 상향식 공천으로 국민이 하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우선공천제 역시 호남이나 제주 등 여당이 불리한 지역에 후보를 선정할 때나 적용하는 것이란 입장이다. 즉 TK 등 텃밭에는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 수도권 의원, 유력인사 험지·수도권 출마론
수도권 중심의 비주류 의원들은 인지도 높은 친박, 비박계 인사들이 여권에 불리한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는 ‘험지 출마론을 밀고 있다.
비주류의 핵심이자 서울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용태 의원은 지난 1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김 대표에게 험지인 서울 출마 혹은 비례대표 ‘말번을 배정받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김 의원은 현 정부 내각이나 청와대 비서관으로 일하면 지명도를 쌓은 인사들 역시 서울 강남권이나 영남이 아닌 수도권의 야당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에 출마해야 한다”며 친박,비박을 가리지 않고 인지도가 있는 의원들의험지출마론을 주장했다. 김 의원의 주장에 대해 김무성 대표는 2일 최고중진연석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제 지역구(부산 영도) 주민들에게 심판받겠다”며 선을 그었다.
반면 친박계 중진인 정우택 의원은 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을 위해서 제가 희생해야 한다면 당의 명령이고, 또 그것이 다음 새누리당 총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저는 거기에 따라야 된다고 본다”며 김 대표와는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이는 친박계가 비박계를 흔들면서 비주류 의원들을 포섭해 당내 공천률 경쟁에서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길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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