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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전쟁 중에도 피어나는 사랑 `스윗 프랑세즈`
입력 2015-12-03 09:52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실화의 힘은 진정성을 더한다. 사랑이라는 특유의 감정이 실화를 만나 더 가슴 찡하다. 영화 '스윗 프랑세즈'다. 전쟁 중 피어난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프랑스로 망명한 러시아 출신의 유대인 작가 이렌 네미로프스키의 미완성 유작 '스윗 프랑세즈'의 일부 내용이 원작이다. 전쟁을 피해 피신했던 한 시골 마을에서 직접 보고 경험한 것을 토대로 구상했다.
1940년 6월 독일이 점령한 프랑스 작은 마을 뷔시. 루실(미셸 윌리엄스)은 시어머니(크리스틴 스콧 토머스)와 살며 전쟁에 참여한 남편을 기다린다. 그러던 중 독일 나치군이 이 시골 마을까지 점거하고, 루실은 장교 브루노(마티아스 쇼에나에츠)와 함께 머물게 된다.
루실은 브루노를 경계하지만 점차 다가오는 남자에게 빠지고 만다. 전쟁 속에서도 사람의 감정은 움직일 수 있다. 상대가 설령 적이라도 가능한 일처럼 느껴진다. 운명의 장난 속, 이들의 사랑은 애틋하다.

'스윗 프랑세즈'는 휘몰아치는 장면도 없고, 격정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두 사람의 정신적 교감은 더 뜨거워진다. 관객에게도 고스란히 전이된다.
두 사람을 이어주는 건 피아노다. 작가 출신 브루노의 잔잔한 선율이 루실의 마음을 두드렸고, 결국 루실은 경계심을 풀고 움직인다.
비밀스러운 관계는 이어지지만, 시대 상황은 그들을 허락하지 않는다. 적과 적의 관계에서 예상치 못한 일들은 언제든, 어디서든 나타나는 법이다.
소작농에게 벌어진 일련의 일들은 루실이 적에게 저항하는 강인한 여성으로 변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루실과 브루노의 눈빛은 흔들린다. 하지만 누구도 욕할 수 없다.
죽음이 쉽게 다가와도 이상하지 않을 시기에 두 남녀에게 피어난 가슴 뜨거운 사랑. 영원히 잊지 못할 만하다. 관객의 마음도 흔들릴 것 같다.
작가 이렌 네미로프스키는 1부 '6월의 폭풍', 2부 '돌체'까지 완성한 뒤 1942년 나치에게 붙잡혀 39세의 젊은 나이에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다. 50년이 지난 뒤 그녀의 딸이 원고를 발견했고, 62년 만인 2004년 세상에 나왔다. 영화 개봉을 계기로 소설도 재출간 됐다. 107분. 15세 이상 관람가. 3일 개봉.
jeigu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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