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文-安-朴에 화난 호남 의원들, 여의도 회동
입력 2015-11-26 16:22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이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조문 정국이 끝나자마자 다시 한 번 ‘당 주도권 싸움에 돌입했다.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을 비롯한 호남지역 의원들은 26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광주, 전남, 전북 지역 의원이 모두 모이는 대규모 회동을 가졌다. 이날 회동에는 호남에 지역구를 둔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27명 중 23명이 참석했다.
주류·비주류를 막론하고 모인 호남지역 의원들은 입을 모아 호남 민심이 심상치 않다”며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문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와 상의하지 않고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를 제안한 것에 대해 사과를 요구해 온 주 최고위원은 이날 다시 한 번 문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주 최고위원은 사과를 요구한지 일주일이 다 돼가는데 아직까지 ‘잘못했다는 한 마디도 없는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호남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위기감과 함께 주 최고위원을 향한 비판도 나왔다.
유성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문 대표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여러 미봉책을 찾는 상황에서 주 최고위원이라도 다른 최고위원들에게 권유해 사퇴하면서 지도부가 책임을 지는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주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직에 연연하지 않지만 ‘문-안-박 연대 제안과 함께 최고위원들에게 묵시적으로 사퇴를 강요하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문 대표가 물러나면 저도 물러나겠지만 ‘문-안-박 연대로 전환하면서 최고위원들에게 물러나라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호남 의원들은 회동을 마친 뒤 브리핑을 열기로 했지만 회동 종료 후 브리핑 없이 식당을 빠져나갔다. 박혜자 의원은 국가장 기간인만큼 문구를 최종 조율한 뒤 27일 주 최고위원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최고위원이 발표할 내용에는 문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 황주홍 의원은 발표 내용에 대해 (사퇴 촉구가) 안들어가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밝혔다.
특히 ‘현역 하위 20% 물갈이를 위한 평가작업이 진행되면서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탈당해 ‘천정배 신당에 합류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유 의원이 (선출직 평가 자료 확보를 위한) 당무감사를 보류하는 것이 맞지 않냐”고 말하던 도중 주 최고위원이 (그 문제는) 비공개에서 하자”며 발언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당 분열이 가속화돠는 가운데 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 관계회복을 위한 주류 측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안 전 대표는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난국 해결을 위한 해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문-안-박 연대 수용 여부에 대해서는 계속 말을 아끼고 있다.
29일 안 전 대표 기자회견 이전 문 대표와 안 전 대표가 만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 전 대표측은 29일 전에 만나야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고, 문 대표측 관계자 역시 안 전 대표가 최종 결심을 발표하기 전 만나는 것도 방법이 될 듯”이라고 밝혔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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