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가구당 의료비…저소득층일수록 ‘직격탄’

2008~2013년 사이에 가구당 평균 의료비 지출이 41.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저소득층의 의료비 부담이 높아 취약 가구에 대한 관심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진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2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보건사회연구원이 주최한 ‘제7회 한국의료패널 학술대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08∼2013년 한국의료패널 연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가구당 평균 의료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병원비와 약값 등을 합친 가구당 본인부담금액은 지난 2008년 105만3000원에서 2013년 148만9000원으로 41.3%(43만6000원) 증가했다.
생활비 중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8년 6.2%에서 2013년 7.5%로 매년 상승했다.

특히 저소득층에게 의료비는 더욱 큰 부담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 기준 소득 상위 20%(5분위)에 속해 있는 사람의 평균 의료비는 186만9천원으로, 소득 하위 20%(1분위) 집단의 128만4천원보다 58만5천원 더 많았다. 하지만 생활비 중 의료비 비중을 따져보면 5분위 계층은 4.2%인데 반해 하위계층인 1분위는 15.3%로 4배 가량 컸다.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이 줄지 않고 있는 것은 건강보험 보장률이 정체되고 있는 것과도 연관된다. 우리나라 건강보험 보장률은 2004년 61.3%에서 2009년 65.0%로 정점을 찍은 뒤 4년 연속 하락해 60%대 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2013년 보장률은 62.0%로 전년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이태진 교수는지불능력에 한계가 있는 취약계층의 보장성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