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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新공항·서울~세종 고속道·평택~오송 고속鐵 `잇단 국책사업`
입력 2015-11-26 04:02 
국토교통부가 다음달 발표하는 제3차 국가철도망 국축 계획은 내년부터 2025년까지 신설·보수할 철도 노선을 총망라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연구용역에 착수했으며 최근까지 지방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 등의 의견을 듣고 최종 계획을 확정했다.
이번 계획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평택~오송 KTX 노선 신설이다. 오송역은 세종시 관문으로 경부고속철도와 호남고속철도가 교차하는 지점이다. 경부선과 호남선은 오송에서 만나 천안아산을 지나 서울(용산)까지 연결된다. 호남선 개통으로 오송부터 상행선 병목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하행선도 내년 이후 병목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수서발 KTX가 내년에 개통하게 되면 서울(용산)에서 출발한 KTX와 수서에서 출발한 KTX는 평택분기점에서 만나 천안아산을 지나 오송까지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대로 두면 선로 용량 부족으로 상·하행선 모두 평택~오송 구간에서 심각한 정체를 빚게 된다. 이언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9월 국정감사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하는 평택부터 오송까지 구간에 복선 선로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택~오송 구간이 신설되면 서울 강남(수서)에서 세종시(오송)까지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 기존 노선은 경부선과 호남선 KTX가 사용하고 신설 노선은 수서발 KTX가 사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수서에서 출발한 KTX는 동탄과 지제(평택)를 지나 오송까지 40분대에 도착할 수 있다. 오송까지 선로 중복이 없어 운행 횟수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철도망 계획이 발표되면 후폭풍이 거세게 불 것으로 보인다. 철도 계획에 빠진 지역 지방자치단체와 국회의원들이 크게 반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소식통은 "철도망은 지역 발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지자체와 국회 민원이 빗발쳐 이해관계 조정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며 "발표 시점이 계속 미뤄진 것도 복잡한 정치적 고려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국토부는 철도망 계획을 올 7월께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각계각층 민원이 폭주해 계획 발표가 계속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일 강호인 국토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신기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3차 국가철도망 계획은 원래 7월에 발표돼야 하는데 계속 미뤄지고 있다"며 "'정치적 고려 때문에 늦어지고 있다' '총선 이후로 발표가 연기된다'는 말도 있는데 소신을 갖고 발표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용역이 최종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안다"며 "용역이 마무리되면 관련 절차를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강 장관은 약속을 지킨 셈이지만 미루고 미루던 80조원 규모 철도 사업 계획이 총선 5개월 전에 발표된다는 점에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최근 국토부는 4조1000억원 규모 제주도 신공항과 6조7000억원 규모 서울~세종 고속도로 등 대형 국책사업 계획을 잇달아 확정해 발표했다.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라는 야당의 정치 공세가 철도 계획 발표로 더욱 거세질 수 있다.
3차 철도계획에는 광명~서울 구간 KTX 전용선로 구축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광명~서울 구간은 KTX와 일반철도가 선로를 공유하고 있어 속도가 늦고 운행 횟수 증가도 제한적이다.
KTX 전용선로가 생기면 명절 같은 성수기에 지금보다 많은 열차를 투입해 서울에서 고향까지 조금 더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정부가 3차 철도 계획을 발표하면서 한반도 통합철도망 계획까지 같이 내놓을 가능성도 높다. 한반도 통합철도망 계획은 북한은 물론 중국(TCR)·러시아(TSR) 철도와 연결하기 전에 남한 내 단절 구간을 먼저 연결하는 작업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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