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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이대호, 영웅 떠나간 자리 달랜 ‘新영웅’
입력 2015-11-21 22:40 
이대호가 프리미어 12를 통해 이승엽의 뒤를 잇는 새 영웅으로 자리 잡았다. 사진(日 도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원조 영웅이 떠나간 자리에 새로운 영웅이 탄생했다. 이대호(33·소프트뱅크)는 이번 2015 WBSC 프리미어 12(이하 프리미어 12)를 통해 진짜 영웅으로 거듭났다.
이대호는 이번 프리미어 12를 앞두고 한 가지 악재를 맞았다. 일본시리즈 마지막 경기서 손바닥에 부상을 당해 정상적인 상태로 합류하지 못하게 됐다. 일본시리즈서 맹타를 휘두르며 팀 우승을 이끌었지만 좋았던 타격감은 부상과 함께 날아갔다. 이대호 개인이나 팀으로서나 아쉬울 수밖에 없는 부상이었다. 쿠바와의 평가전서도 타석에 제대로 들어서지 못하며 걱정을 샀다.
본 대회에 들어서면서도 이대호는 완벽한 상태는 아니었다. 그러나 김인식 감독 및 코칭스태프는 이대호에게 4번타자의 역할을 기대했다. 중압감이 클 수밖에 없는 자리, 이대호는 믿음과 기대를 떠안고 그 안의 ‘해결사 본능이 조금씩 찾기 시작했다.
이대호가 해결사로서 본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 건 지난 11일 도미니카공화국전. 이대호는 0-1로 뒤지던 7회 1사 2루서 좌월 투런 홈런을 쏘아올려 경기 흐름을 단숨에 바꿔놓았다. 이대호의 홈런은 한국 타선의 혈을 뚫는 역할을 아주 제대로 했다. 이대호의 홈런 이후 후속타자들은 봇물 터진 듯 너도나도 몰아치기 시작했다. 4번타자의 역할과 중요성을 모두 보여준 장면이었다.
지난 19일 일본과의 준결승전서는 2-3으로 뒤지던 9회초 역전을 만드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 자신의 손으로 팀 승리를 불러왔다. 일본 언론이나 팬들 역시 충격 패배에 쓰라려하면서도 이대호의 해결사적 면모를 인정하며 ‘영웅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동안 야구 국가대표팀의 영웅은 이승엽(39·삼성)이었다. 한국 야구사에 남은 짜릿한 장면의 중심에는 항상 이승엽이 있었다. 이승엽이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뒤 그의 역할을 이어줄 후임자가 없다는 데서 한국은 항상 우려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통해 이대호가 그의 자리를 물려받으면서 한국 중심타선에는 한결 더 무게감이 생겼다. 원조 영웅이 떠나간 뒤 새롭게 떠오른 영웅은 반갑기만 하다.
[chqkqk@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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