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천원주 옥석 가리기] ① 에쎈테크, 4년 연속 흑자 ‘품절주’
입력 2015-11-17 10:41 

편집자주 - 주식으로 돈 벌려면 동전주에 투자하라는 말을 자주 듣곤 한다. 더 떨어질 데가 없고 변동성이 커서 한번 오르기 시작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일단 주가가 너무 낮으면 쳐다 보지도 않는다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그 주가가 그 기업의 현재 상황을 이미 보여주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렇게 한쪽에서는 저가주에 대해 과도한 환상을 갖고 있고 반대쪽에서는 지나친 경계심리를 갖고 있다. 정작 중요한 해당 종목의 내실에는 양쪽 다 큰 관심이 없다는 게 공통점이다. 매경닷컴에서는 향후 5회에 걸쳐 주당 1000원 안팎으로 주가가 형성된 저가주의 실적과 재무상황, 향후 사업 전망을 알아본다.
동밸브 전문생산업체 에쎈테크는 시장에서 가장 소외받는 종목 가운데 하나다. 현재 주가는 고작 634원. 주당 1000원 미만의 동전주 중에는 관리종목이 적지 않다. 에쎈테크는 관리종목이 아닌 데다 흑자를 내고 있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다.
이렇게 이 회사의 주가가 낮은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이 회사의 액면가가 500원 밖에 되지 않는다. 상장사의 경우 액면가는 5000원이 보통이다. 이 회사 주식의 액면가가 다른 종목처럼 5000원이었다면 현 주가도 6340원이었을 것이란 의미다.
게다가 유통 주식수도 많지 않다. 대주주가 보유한 물량이 상당하다. 조시영 대창그룹 회장이 29.2%의 지분을 갖고 있고 조 회장의 동생인 조시남 전 대표가 9.58%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관계기업인 대창과 서원도 각각 17.5%, 16.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즉 대주주측이 보유한 주식 물량이 72.9%로 나머지 27.1%만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 수요 문제는 차치하고 공급 측면에서는 품절주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유동성이 낮다보니 투자자들이 투자를 망설이게 되고 자연히 소외주가 됐다. 회사측에서는 유통주식수를 늘리기 위해 지난 1월 액면분할을 실시하기도 했다. 유통주식수를 2배로 늘리는 대신 주당 액면가를 당시 1000원에서 500원으로 줄였다. 이전까지 400원(수정주가 기준)이었지만 3월 말 800원까지 오르는 등 액면가 분할이 주가 상승에 어느 정도 도움을 주었다.

기업의 실적은 나쁜 편이 아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동밸브는 필수재에 가깝다. 또 3~4년마다 지속적으로 교체해줘야 하는 부품이기도 하다. 그래서 매출이 연간 800억원 안팎으로 안정적이다. 올 3분기까지도 매출액이 54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영업이익이 상당히 작다. 지난 2012년 10억원, 2013년 25억원, 2014년 28억원, 올 3분기 누적 13억원으로 영업이익이 10억~20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영업이익률로 따지면 1~3%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1만원 어치를 팔아서 100~300원 정도만 남았다는 이야기다.
재무상태를 보면 대규모 결손금이 남아있는 게 눈에 띈다. 3분기 말 기준으로 307억원의 결손금이 있어 부분 자본잠식 상태다. 회사에서 배당을 하지 않고 순익을 모두 유보하고 있지만 이익 규모가 크지 않다보니 결손금을 메꾸는 게 쉽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향후 이 회사의 실적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환율과 원자재 가격이다. 판매단가가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원가가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이익 규모를 좌우한다. 원자재 가격과 환율 변동이 향후 실적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눈여겨 보아야 할 신규 사업이 있다. 에쎈테크는 냉공조용 냉동볼밸브와 서비스 밸브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최근 1년전부터 삼성전자, LG전자, 센츄리, 귀뚜라미 등과 해외 냉공조업체에 이를 공급하고 있고 그 수요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에는 에어콘용 냉동볼밸브와 서비스밸브는 공동개발해 단독 공급하고 있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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