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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예’ 종영③] 주연배우 4인방, 레전드 혹은 안습의 순간
입력 2015-11-11 13:31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오주영 기자]
‘그녀는 예뻤다를 상승궤도에 올려놓은 데에 배우들의 공이 가장 컸다는 사실은 반박불가다. 황정음 박서준 고준희 최시원, 이 4명의 배우가 아니었다면 대체 누가 캐스팅됐을까 싶을 정도다.
네 사람은 각자 맡은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캐릭터의 매력을 200% 끌어올렸다. 이에 각 캐릭터들의 매력이 최고에 달했던 레전드의 순간과 최저에 달했던 ‘안습의 순간들을 모아봤다.
◆ 황정음(혜진)
BEST : 그녀는 ‘망가져도 예뻤다
예쁘게 변신해 모스트코리아로 돌아온 혜진(황정음 분)도 충분히 예뻤지만, 단연 최고였던 것은 망가짐을 불사한 혼신의 코믹 연기다. 황정음의 연기가 ‘그예 초반을 이끌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근깨에 홍조·뽀글머리까지, 여배우로서 허당 폭탄녀로 변신하기가 결코 쉽지 않았을 텐데도 황정음은 과감하게 자기 자신을 내려놨다. 그 덕분일까, 작정하고 망가지니 시청자들의 반응은 되려 뜨거웠다. 예쁜 척 하지 않는 신선한 여주인공의 인기에 힘입어 황정음에 대한 평가도 수직 상승했다.
WORST : 아무리 착하다지만, ‘하리가 널 좋아해라니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고, 자신의 정체까지 밝혀졌음에도 혜진은 ‘동창이라며 성준(박서준 분)과 선을 그으려 했다. 자신의 절친 하리(고준희 분)가 성준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혜진이 너랑 내가 단순히 동창이냐”고 묻는 성준에게 ‘하리가 널 좋아해라며 속으로 외친 장면은 ‘그예를 보는 많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 박서준(성준)
BEST : 비오는 날 박력 포옹, 제대로 여심 강탈
9회에서 성준은 혜진이 교통사고를 당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에 비오는 날 트라우마도 잊은 채 파주로 향한다. 마침내 사고 현장에 도달한 그는 혜진이 무사한 것을 확인하고 와락 껴안는 모습으로 임팩트있는 장면을 연출했다. 성준은 박력있는 포옹과 더불어 빗속의 애절한 눈빛으로 수많은 여심을 강탈했다. 혜진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극복함과 동시에, 자신의 진짜 마음을 깨닫게 되는 ‘심쿵 장면이었다.
WORST : 까칠해도 너무 까칠, 도 지나친 막말
제 아무리 까칠한 부편집장이라지만, 극 초반 혜진에게 쏟아진 막말은 해도 너무했다. "별로 상관없는 사람이라는 얘기 같아 다행"이라거나, 분명 자신이 잘못했음에도 "바보냐, 모자라냐, 제대로 하는게 있냐"며 독설을 퍼붓는 모습은 다소 과하다는 평도 있었다. 심지어 혜진이 자꾸만 신경쓰인다는 걸 자각한 이후로는 "다신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 꺼져"라는 말로 가슴에 비수를 꽂기까지. 살짝 도를 넘은 막말로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 고준희(하리)
BEST : 연인 뺨치는 女女 케미, 쿨하고 털털한 성격에 끈끈한 의리까지, 하리는 단연 1회 등장씬에서 가장 임팩트가 컸다. 자신의 생일파티에 온 혜진을 보고 저런 친구가 어떻게 네 친구냐”고 비웃는 남자에게 네가 우리 혜진이를 아냐”며 때리는가 하면, 혜진을 마누라”라 칭하며 꼭 붙어다니는 모습은 여느 드라마에선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캐릭터 그 자체였다. 뛰어난 비주얼은 물론, 화려한 패션에 파격적인 숏컷까지 완벽 소화하며 남다른 스타일도 구축해냈다. 혜진과 연인 뺨치는 동성 친구의 케미를 발산하며 ‘걸크러쉬를 유발하기도 했다.
WORST : 퍼즐 조각을 훔친 순간, 의리녀에서 배신녀로
의리녀 하리라면 당연히 우정을 택할 줄 알았건만 배신을 때렸다. 역변한 혜진의 부탁 때문에 성준 앞에서 혜진인 척 해왔지만, 자신의 마음을 인지하고 나서는 사랑과 우정사이에서 갈등하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리는 결국 성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혜진과 성준의 추억이 깃든 퍼즐을 가로챘다. 본격적으로 성준 앞에서 혜진인 척 연기하기 시작한 것. 털털한 의리녀로 호평받았던 하리의 캐릭터가 순식간에 붕괴되는 순간이었다.
◆ 최시원(신혁)
BEST : 안녕하세요, 텐입니다
‘그예 배우들 중 가장 큰 수혜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장난꾸러기 4차원 매력으로 중무장한 신혁의 최고 장면을 뽑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텐의 정체가 밝혀지는 장면이다. ‘그예 14회에서는 베일에 가려져 있던 소설가 텐이 다름아닌 신혁으로 밝혀져 놀라운 반전을 선사했다. 신혁은 정돈된 헤어스타일에 수염을 깎은 반듯한 얼굴, 세련된 수트 차림으로 등장해 ‘똘기자와는 또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특히 내 첫 기사를 써달라, 그래야 누구든 울 일이 없다”며 혜진을 챙기는 모습으로 로맨틱한 매력까지 더했다.
WORST : 시도때도 없는 부편 집 무단침입
사실 신혁은 코믹 연기에 애절한 연기까지, 모두 워낙 잘해준 탓에 굳이 지적할 만한 사항도 없다. 그러나 딱 하나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바로 성준의 집을 시도때도 없이 들락거리는 신혁의 모습이다. 접점이라곤 회사 동료라는 것 뿐, 오히려 으르렁대기 바쁜 사이건만 신혁의 부편 집 무단침입은 끝이 없다. 몰래 들어간 남의 집에서 샤워는 물론 음식까지 시켜먹는 건 아무리 4차원 캐릭터라도 이해하기가 어려운 행동들이었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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