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제네시스 브랜드, 프리미엄카 렉서스·인피니티와 한판 붙는다
입력 2015-11-04 17:09 

현대자동차가 또 한번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독립 브랜드 ‘제네시스를 앞세워 독일과 일본 업체의 독무대인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현대차가 프리미엄 시장에 뛰어들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성장성과 ‘수익성이다.
최근 프리미엄 시장의 성장속도는 대중차 시장과 비교해 훨씬 빠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 등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전세계 프리미엄 차 시장의 판매량 증가폭은 연 평균 10.5%로 같은 기간 대중차 시장의 증가폭(6.0%)을 크게 상회했다.
대중 브랜드와 프리미엄 브랜드를 동시에 갖고 있는 일본 도요타그룹과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경우 판매 대수는 대중차 브랜드가 절대적으로 많지만 성장 속도는 고급차 브랜드가 빠르다.

2014년 렉서스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 9.0% 증가한 반면 도요타의 판매량은 2.4% 늘어나는데 그쳤다. 폭스바겐그룹도 아우디, 포르쉐, 벤틀리 등 고급차 브랜드의 판매 증가율이 폭스바겐, 스코다, 세아트 등 대중차 브랜드 판매 증가율을 3배 이상 앞질렀다.
고급차는 대중차 대비 판매 수익성도 높다. 주요 완성차 그룹 11곳의 2014년 실적을 분석해보면 프리미엄 브랜드가 중심이 된 BMW와 다임러 벤츠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8.8%로 나타났다. 반면 대중차가 중심이 된 나머지 9개 완성차 그룹(GM·포드·도요타·혼다·닛산·폭스바겐·FCA·PSA·르노)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3.9% 수준이다.
2000년대 후반 인도의 타타모터스가 재규어·랜드로버를 인수하고 중국 지리자동차가 볼보를 합병하는 등 대중차 회사들이 너도나도 프리미엄 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이유다.
제네시스의 우선적인 경쟁 상대로는 렉서스와 인피니티가 꼽힌다. 둘 다 유럽에 비해 자동차 생산 역사가 짧은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1980년대 후반 미국의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위해 출범한 브랜드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 100년 넘는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는 유럽 브랜드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며 프리미엄 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브랜드들이다.
1989년 탄생한 렉서스는 편암함과 정숙성에 뛰어난 내구성과 신뢰성까지 갖춰 출시와 동시에 미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2014년 기준 전세계에서 연간 60만대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올렸다. 최근엔 하이브리드 차량을 적극적으로 출시하면서 ‘친환경 프리미엄 브랜드의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닛산이 만든 인피니티는 출시 초기에는 달리기 성능을 강조하며 독일 브랜드와 정면 대결을 펼쳤다. 최근에는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디자인을 내세워 연간 판매량 20만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 누구나 렉서스를 알고 있을뿐 아니라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식한다”며 제네시스가 이 정도 브랜드 인지도를 갖도록 하는 것이 1차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제네시스가 중장기적으로 프리미엄 시장에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먼저 현대차 품질이 소비자들로부터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JD파워 신차품질조사에서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선두권에 올랐으며 대중차 부문에서는 1·2위를 다툰다”고 말했다.
판매량 역시 브랜드 독립을 이루기에 충분하다. 지난해 제네시스의 글로벌 판매량은 7만2000여대였고 제네시스 브랜드로 통합될 기존 에쿠스 판매량을 합치면 8만5000여대가 팔렸다. 특히 제네시스는 지난해 고급차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미국 시장에서 1만9146대가 팔리며 아우디 A6, 렉서스 GS 등 쟁쟁한 경쟁자를 제치고 미국 미드(Mid) 럭셔리 시장 판매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제네시스는 미국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되기도 하는 등 해외에서도 호평받고 있는 차”라며 프리미엄 브랜드로 독립한 이후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잘 한다면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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