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본의 대단한 끈기 `공룡 같은 우정사업` 10년만에 민영화 결실
입력 2015-11-04 16:41 

일본 우체국 사업을 독점하는 일본우정과 자회사인 유초은행, 간포생명이 4일 도쿄증시에 동시 상장했다.
이로써 지난 2005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시절 시작된 우정사업 민영화 작업이 10년만에 주식 상장으로 결실을 보게 됐다.
4일 도쿄 증시에서 일본우정(이하 공모가 1400엔) 유초은행(1450엔) 간포생명(2200엔) 등 일본우정그룹 산하 3사가 동시 상장돼 주식 거래가 시작됐다.
1987년 2월 NTT(시총 약 25조엔) 이후 민영화 기업 가운데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일본우정그룹 상장에 이날 도쿄증시는 후끈 달아올랐다. 도쿄증시 1부 거래대금의 약 18%가 일본우정그룹 3사가 차지할 정도로 투자자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날 일본우정 주가는 공모가 대비 25.7% 오른 1760엔에 장을 마감했다. 자회사인 간포생명과 유초은행도 각각 55.9%, 15.2% 급등했다. 이날 종가기준으로 일본우정(약 7조9200억엔) 유초은행(약 7조5200억엔) 간포생명(2조500억엔) 등 3사의 시가총액은 약 17조5000억엔에 달했다.덕분에 닛케이225지수도 1.3%나 상승했다.

일본 정부는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일본우정그룹 3사의 지분 각각 11%씩을 매각해 약 1조4000억엔을 확보했다. 주식 매각수익은 3·11 대지진 부흥 재원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날 주식매각은 고이즈미 정권 때부터 공공개혁 일환으로 추진해왔던 우정사업 민영화가 결실을 보게 됐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고이즈미 정권은 당시 우정 민영화법을 제정해 2017년 9월까지 민영화를 완료하겠다고 발표했지만 2009년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면서 보류되는 우여곡절을 겪었고, 아베 정권 들어 민영화 재추진에 나섰다.
일본 정부는 우정사업 민영화 계획에 따라 오는 2022년까지 일본우정 지분 3분의 1만 남기고 모두 매각할 예정이다. 유초은행과 간포은행은 우선 50%까지 시장에 내다판 후 최종적으로 주식 전량을 매각해 완전 민간회사로 전환시킬 방침이다. 2022년까지 주식매각으로 벌어들인 수익 약 4조엔은 모두 대지진 부흥 재원으로 사용한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