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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와 다른 이대호, ‘NPB 정복 FA’ 프리미엄 있을까
입력 2015-11-04 11:33 
비슷한 시기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한국 대표 거포 이대호(왼쪽)와 박병호. 사진(서울)=옥영화 기자, 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경쟁구도가 형성됐지만 분명 다른 환경이다. 빅리그 진출을 선언한 이대호(33·소프트뱅크 호크스)는 앞서 진출을 준비 중인 박병호(29·히어로즈)와 한국을 상징하는 거포라는 점에서는 같다. 그러나 이대호는 박병호와 여러 가지 제반 상황이 다르다. 그렇다면 다소 유리한 조건을 가진 이대호가 박병호에 비해 좋은 조건으로 빅리그에 입성할 수 있을까.
이대호는 3일 서울에서 귀국회견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자유계약신분(FA)으로 교섭에 나설 수 있는 이대호는 일본잔류보다 우선적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할 계획이다.
이대호의 이번 메이저리그 진출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행보다. 올 시즌 일본시리즈 MVP까지 차지하며 전성기를 보내고 있기에 일본에서 안정적인 조건보다는 야구선수로서 최고의 무대를 향한 꿈을 이어나갈 가능성이 컸다.
이로써 이대호는 비슷한 시기 메이저리그 도전을 공식화한 박병호와 묘한 경쟁구도도 형성됐다. 두 선수 모두 한국을 대표하는 1루 거포. 국내리그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과시하며 적수가 없음을 증명한 것이 공통점이다.
그러나 이대호와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진출 방식에 있어 차이점이 있다. 우선 이대호는 소프트뱅크와 1년 옵션계약이 남아있지만 다른 계약에는 지장없이 FA로 어떤 구단과도 협상이 가능하다. 이대호 본인이 만족할 만한 제안이 있다면 형식에 관계 없이 자유로운 교섭을 펼칠 수 있다.
반면 박병호는 구단을 통한 입찰방식인 포스팅 시스템을 진행 중이다. 이미 지난 2일 KBO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박병호에 대한 포스팅을 요청한 상태. 3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구단 한 팀과만 30일간 단독협상을 갖는다.
선수에 대한 가치평가도 기준이 다르다. 지난해 먼저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어리츠)처럼 박병호는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하는 야수 신분이다. 그러나 이대호는 앞서 KBO리그를 평정한지 오래고 최근 4년간 일본 퍼시픽리그에서 활약하며 높은 성적을 기록한 점이 우선 평가 받을 확률이 크다.

일반적으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바라보는 아시아 리그 수준에 다소 차이가 존재한다. 야수들에 대한 평가는 특히 박하다. 이에 지난해 강정호 진출 이전까지는 국내리그 출신 야수들이 미국에서 꾸준히 저평가 받아왔다.
그러나 일본 프로야구 평가는 KBO리그에 비해 다소 높다. 이대호는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서 4년간 총 570경기 출전해 타율 2할9푼3리, 98홈런 348타점의 인상적인 성적을 남겼다. 투고타저가 지배하는 일본 프로야구, 심지어 상대적 실력이 높은 퍼시픽리그서 만들어낸 성적이기에 그 가치가 높다. 일본 프로야구를 점령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마쓰이 히데키(41·은퇴)와 같은 비교선상에서 점검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당시 마쓰이는 FA자격으로 3년간 2100만 달러에 뉴욕 양키즈 유니폼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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