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업무와 사생활 분리하는 투폰 서비스 뜬다
입력 2015-11-04 10:18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이정연(35)씨는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고객 문의를 대부분 카카오톡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톡 대화 리스트에 고객이 점점 많아지다 보니, 개인 연락은 물론 프로필에 가족사진을 올리는 것도 부담이 됐다. 이후 이씨는 두개의 휴대전화 번호를 하나의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투폰 서비스에 가입하고 개인 용무는 프라이빗 모드에서, 업무는 비즈니스 모드에서 관리해 사용한다.
하나의 휴대전화로 전화번호 두 개를 쓰면서 번호마다 카카오톡과 라인 등에 가입할 수 있는 KT 올레투폰 서비스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유사한 서비스가 있지만 휴대전화 번호를 이용해 가입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사용자가 번호마다 다른 계정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KT가 유일하다.
KT는 4일 올레투폰 서비스가 출시 4개월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서비스 출시 한 달만에 가입자 1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달에는 한 달 동안 무려 5만명이 가입했다.
올레 투폰은 스마트폰 한 대에 2개의 전화번호를 부여해 번호 별로 각기 다른 스마트폰 바탕화면을 꾸밀 수 있다. 번호마다 문자메시지와 주소록, 사진첩, 애플리케이션 등을 별도 관리한다. 현재 삼성 갤럭시노트5, LG V10 등 최신 스마트폰 모델에서만 사용이 가능해 KT는 올레 투폰 지원 단말기를 중저가 모델로 확대할 계획이다.

KT는 기존 올레 투폰 가능 단말을 갖고 있는 고객은 물론, 이 서비스에 가입하기 위해 사용 가능한 단말로 기기변경을 하거나, 번호이동을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KT가 한국갤럽과 함께 분석한 올레 투폰 가입자 현황에 따르면 전체 이용자의 20%가 다른 통신사에서 옮겨와 해당 서비스에 가입했다. 연령별로는 30-40대 남성(30%)이 가장 많았다. 이용자 순위는 30대 초반 남성(8.8%), 20대 후반 남성(8.3%), 40대 초반 남성(7.9%), 30대 후반 남성(7.5%) 순이다. 특히 업무상의 이유로 휴대전화를 두 대 이상 보유했던 이용자가 올레 투폰에 가입한 후 다른 휴대전화는 해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의 경우 통신비 절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으며, 퇴근 후 저녁이나 주말에 알람을 차단하는 ‘투폰 알람 제한 기능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레 투폰 가격은 월 4400원(VAT 포함)이다. 그러나 오는 12월까지 신규 가입자에 한해 가입 첫 달은 1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KT는 하나의 유심에서 최대 3개의 휴대전화 번호를 사용하면서 각각 다른 요금제를 쓸 수 있는 올레 멀티유심도 내놨다. 단말기 제약 없이 기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법인과 개인 명의 등 사용자 명의 분리는 물론, 요금제, 주소록, 사진첩, 애플리케이션 등을 따로 사용할 수 있다. KT에 따르면 주요 사용자는 연예인, 영업사원, 전문직, 개인사업자 등 사생활 노출을 다소 꺼리는 직종의 사람들이다.
원성운 KT 플랫폼서비스개발 담당 상무는 올레투폰의 경우 개인시간과 업무시간을 완벽히 구분하고 싶어하는 30-40대 남성을 중심으로 서비스 이용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며 올레 멀티유심도 개인폰을 따로 들고 다녀야 했던 법인폰 사용자에게 호응을 얻고 있어 법인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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