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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민이 좀 데려 가세요”…현실이 된 농담
입력 2015-11-01 15:27  | 수정 2015-11-01 15:31
두산 내야수 허경민이 몸 상태가 안 좋은 박석민 대신 프리미어 12 대표팀에 대체 발탁 됐다. 사진=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우리 (허)경민이 좀 대표팀에 데려 가세요”
농담처럼 던진 한 마디가 현실이 됐다. 지난 달 28일 서울 잠실구장. 공교롭게도 프리미어 12 대표팀과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있던 두산이 같은 날 훈련을 하게 됐다. 대표팀 훈련이 오전에 끝난 뒤 두산의 훈련이 오후부터 시작됐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더그 아웃에서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누군가를 보고 반갑게 인사했다.
바로 이순철 대표팀 타격코치. 이 코치는 대표팀 훈련을 지도한 후 두산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기 위해 그라운드에 나왔다. 당시 두산에는 7명의 대표팀 발탁 선수가 있었다.
김 감독은 이 코치와 담소를 나누는 도중 갑자기 우리 경민이 좀 대표팀에 데려 가달라. 어디 자리든 다 쓸 수 있다”고 농을 던졌다.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 중인 제자에 대한 자랑을 살짝 한 것.
그리고 김 감독의 한 마디는 현실이 됐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확정된 다음 날인 1일 허경민이 박석민 대신 대표팀에 대체 발탁 됐다. 박석민이 한국시리즈 후 몸 상태가 안 좋아지면서 대표팀 출전이 불발 됐기 때문.
지난 포스트시즌 내내 불방망이를 자랑했던 허경민이 단연 대체자 1순위였다. 허경민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만 무려 23개의 안타를 때려내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달성했다. 한국시리즈에서만도 타율 4할7푼4리(19타수 9안타) 1홈런 6타점의 맹타로 우승에 일조했다. 지난 한 달 만큼은 허경민이 리그 최고의 타자였다.
허경민의 대체 발탁으로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두산의 차출자는 총 8명이 됐다. 압도적인 수치다. 당초 김현수, 민병헌, 오재원, 김재호, 양의지가 처음 발표된 최종 엔트리에 올랐으나 추후 장원준과 허경민이 추가 발탁 됐다. 곰들의 가을은 아직 끝나지 않은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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