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포폰으로 광고 영업하던 변호사 사무장 ‘덜미’
입력 2015-10-28 13:06 

수도권의 한 변호사 사무실에서 사무장으로 근무하는 A씨는 최근 중국인 관광객 이름으로 된 대포폰을 사용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변호사 사무실의 파산, 회생 관련 현수막 광고가 옥외광고물법에 걸리자 대포폰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현수막에 대포폰 전화번호를 적어 놓아 단속을 피하자는 생각에서다. 그는 구입한 대포폰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광고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대포폰 불법 유통 전반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를 하고 있는 울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대포폰을 구매한 혐의로 불법 대부업자 양모 씨(46) 등 1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4월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대포폰 구매자도 형사처벌을 받는다.
이번에 입건된 대포폰 구매자들은 대부분 대부업자나 사채업자였다. 이 중에는 광고 영업을 위해 대포폰을 사용한 변호사 사무장과 유흥업소 종사자 등 일반인도 포함됐다. 한 남성은 배우자에게 불륜 사실을 숨기기 위해 대포폰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입출금 내역이나 문자메시지 등 대포폰을 구입한 증거관계가 명확한 구매자만 입건했다”며 범죄 뿐만 아니라 영업이나 사생활 보호를 위해 대포폰을 사용한 일반인도 포함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은 2011년 8월부터 최근까지 외국인 이름의 대포폰 9000여대를 불법 개통한 개통총책과 판매업자, 별정통신업체 관계자 등 34명도 검거해 이중 13명을 구속했다. 중국으로 달아난 외국인 여권 공급 총책 2명은 지명수배했다.
경찰 조사 결과 대포폰 개통에 사용된 외국인 여권의 90%는 중국인의 것이었다. 경찰은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 관광객들의 여권이 범죄에 사용된 것으로 보고 여행사와의 관련성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