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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호균의 핀포인트] 힘 빠진 곰을 춤추게 한 니퍼트
입력 2015-10-28 09:25 
두산의 더스틴 니퍼트(사진)가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등판해 삼성을 상대로 완벽투구를 펼쳤다. 사진(대구)=김재현 기자
전날과는 양상이 사뭇 달랐다. 활활 타올랐던 삼성의 타선은 침묵했다. 반면 충격의 대역전패를 허용했던 두산이지만 한 번 잡은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4·두산)의 존재유무에 따라 경기 판도가 이렇게 달라졌다.
27일 대구구장에서 펼쳐진 한국시리즈 2차전은 두산의 완승이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이날 경기의 핵심 포인트는 1차전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던 두산 선수들이 상처를 추스르고 반격을 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반대로 삼성은 약점으로 꼽혀왔던 경기감각을 1차전에서 11안타(2홈런)에 성공하며 말끔히 지웠다. 기세와 분위기 등 여러 상황에서 삼성의 우위가 점쳐질 수 있던 상황.
그러나 두산에게는 사자킬러 니퍼트가 있었다. 니퍼트는 지난 5년 간 삼성전 23경기에서 14승 2패 평균자책점 2.59의 압도적인 성적을 과시했다. 이날 역시 다르지 않았다. 7이닝 동안 피안타 3개를 허용하는데 그치며 무실점 완벽피칭을 했다.
자신감 있던 니퍼트는 바람이 부는 대구구장의 날씨가 곁들어지자 더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다. 이에 효과는 니퍼트에만 그치지 않았다. 그가 삼성 타선을 잠재우자 두산 타선도 덩달아 힘을 냈다. 전날 1패 이상의 충격을 받았던 두산 타선은 니퍼트의 호투와 함께 경기 중반부터 다시 불타기 시작했다. 두산 타자들이 그의 호투에 응답한 것이다.
반면 삼성은 무거웠다. 주축투수들이 한국시리즈에 뛰지 못하는 삼성의 현재 상황으로 볼 때 타선이 침묵하면 승리를 거두기가 쉽지 않다. 이날 경기처럼 에이스에게 꽉 막히면 삼성은 앞으로 제 색깔을 내기 계속 어려울 것이다.
이날 경기는 많은 변수가 자리 잡고 있었다. 특히 바람이 불었던 대구구장의 날씨. 그리고 활발한 타격감을 자랑하던 두산 정수빈의 결장. 트라우마가 생겼을 지도 모르는 두산 내야수비와 젊은 불펜투수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니퍼트 한 명의 존재로 말끔히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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